대구 남구서 일가족 3명 숨진채 발견…생활고 추정

부부·대학생 딸, 주차장과 집안 욕실에서 극단적 선택
남편 직장동료에 의해 신고…사업 실패 뒤 대출 등 추정
생활고로 힘들었지만 복지 울타리 밖에 놓여져

대구 남부경찰서. 매일신문 DB 대구 남부경찰서. 매일신문 DB

대구 남구에서 일가족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일가족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구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5일 오후 10시쯤 남구 이천동 5층짜리 빌라 3층과 1층 주차장에서 50대 남편 A씨, 40대 아내 B씨, 20대 대학생 딸 C씨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 부패가 심한 것으로 보아 일가족이 9일 전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9일 전 B씨와 C씨가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 탑승했고 그 후 남편 A씨가 아내와 딸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타살 의혹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찾은 A씨 집 입구는 신고 당시 급박한 상황을 나타내듯 발자국 등으로 어지러웠다. 우편함에는 국민연금공단 가입서, 경산경찰서발 고지서 등 네다섯통의 우편물이 꽂혀 있었다. 이웃들은 평소 왕래가 없어 A씨 가족이 어떻게 지내왔는지 잘 모른다고 답했다.

해당 빌라 집주인은 "A씨 가족이 이사온 지 1년 정도 됐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고는 들었지만 집세가 밀리거나 그러진 않았다. 교류가 크게 없어 가정의 상황을 자세히 모른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가족과 지인에게 백만원대 가량의 돈을 빌려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등 평소 대출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 하던 사업이 잘 안 돼 남편은 퀵서비스 일, 아내는 의류업에서 일을 했지만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고 했다.

A씨 가족은 복지제도 울타리 안에도 속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천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2015년 교육급여를 수급한 이후로 복지 혜택을 받은 이력이 없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도 아니고 긴급복지 상담 등의 내용도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 고 말했다.

일가족 사망 사실은 지난 5일 A씨가 출근하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겨 집을 방문한 직장동료의 신고로 알려졌다. 직장동료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A씨는 씀씀이가 큰 사람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후 A씨 일가족의 복지 지원 여부, 부채 여부 등에 대해 자세히 조사할 예정이다. A씨 일가족의 부검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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