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文정부 탈원전 '휘청'?…월성 1호기 감사 발표 임박

여권 감사원장 압박 총공세…결과 발표 여부 주목

월성 원전 1호기. 매일신문DB 월성 원전 1호기. 매일신문DB

감사원이 '월성 원전 1호기'의 해체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이 저평가 되었다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이달 초·중순쯤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정부와 여당은 이번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탈원전 정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최재형 감사원장을 정조준 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감사원 '월성 1호기 감사 가속도'…여권 반발

감사원은 최근 월성 원전 1호기 감사가 결과 발표 시한을 5개월이나 넘긴 만큼 감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에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박원주 당시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 감사 담당팀이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권에서는 감사의 공정성을 지적하며 최재형 원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양이원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최 원장의 동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재직 중"이라며 "감사 공정성 논란에 대해 최 원장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의 이 같은 대응은 최 감사원장을 원전마피아(?) 프레임으로 견제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여당이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감사원장에게조차 '국정과제의 정당성을 부정했다'며 이해할 수 없는 겁박에 나섰다.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헌법기관의 수장을 아랫사람 다루듯 하려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 "감사위원회 운영에서는 감사원장도 감사위원 가운데 한 명에 불과하다. 전체 의결은 충분히 토론하고 감사위원들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해 최종 의결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월성 원전 1호기의 영구정지를 결정했다. 이 때 제기된 핵심 문제는 원전 해체 작업에만 15년이 이상 걸리고, 7천5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것이었다.

재활용을 위해 7천억원을 투입해 고친 원전을 또 다시 7천500억원을 들여 해체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당시 원자력 업계는 "방금 신형 엔진을 장착한 차를 돈 들여 폐차하겠다는 격"이라며 원안위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속도가 붙으면서 월성 1호기에 이어 수명 종료가 다가오는 다른 원전들도 줄줄이 문 닫을 가능성이 커졌고,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사회·경제적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아직 원전 해체에 필요한 핵심 기술 58개 중 13개(22.4%)를 아직 개발하지 못한 상태다. 미확보 기술 대다수가 핵심 중의 핵심 기술로, 위험 요인 없이 안전하게 원전을 해체하고 제염 작업(방사선 제거)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원전 건설 및 운영이 중단됨에 따라 고급 인력이 대거 이탈하면서 기술자가 부족해져 우리나라 원전산업의 생태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교협 "(여권은) 감사 무력화 시도 중단하라"

월성 원전 1호기 감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여당의 공세가 강화되자,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는 지난달 2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 무력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에교협은 "감사원의 월성 원전 1호기 감사를 무력화하려는 정부 여당의 압박은 중단돼야 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송갑석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은 지난 9일 감사원이 경제성만을 기준으로 답변이 나오도록 강압적 조사를 한다고 주장하며 감사원을 압박했고 지난달 23일 대정부 질문에서도 같은 문제제기를 했다"고 말했다.

에교협은 또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시설 증설 주민 의견 수렴 결과는 "월성 원전 맥스터 증설에 대한 지역 주민의 압도적인 찬성은 반핵 환경단체의 근거없는 원자력 공포 조장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수렴된 주민들의 의견은 절대적으로 존중돼 맥스터 증설 결정이 차질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에교협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결정 과정과 근거를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 원장 "사퇴하라" 압박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 결과가 정부·여당에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일 또 다시 야당이 불참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고, 최재형 감사원장을 몰아부쳤다.

3시간 10분 정도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최 원장에 대한 탄핵을 거론하고, 최 원장이 위헌적 발상을 하며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면서 맹비난했다. "사퇴하라"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결과 발표에 앞서 정부·여당이 뭔가 '꼼수(?)'를 쓸 수도 있다는 분위기를 암시한 셈이다. "감사원장에 대한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민주당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최 원장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최 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을 들어 탈원전 정책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최 원장은 "월성 원전 감사 과정에서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이 원전 폐쇄는 대선 공약에 포함됐고 국민적합의가 도출됐다고 해서, 제가 대선공약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국민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느냐고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백 전 장관이 탈원전 정책은)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는 사안이라고 말해 (저는) 문 대통령께서 41%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국민의 대다수라 할 수 있겠느냐? 라고 했다. 이게 관련 된 내용의 전부"라고 말했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수사했다는 것이 빌미가 되어 벌어지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음모(?)가 권(권력)·검(어용검찰)·언(어용언론) 합동으로 공공연하게 진행되고 현실에서 현 정부의 핵심정책 중 하나인 '탈원전 정책'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최재형 감사원장의 '소신'과 '뚝심' 덕분에 최종 발표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8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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