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개발 전면 백지화하라" 대명3동 뉴타운…왜?

대구 남구 대명3동 뉴타운 재개발 지역 주민들 통행 불편 호소
“공사 부지에 기존 통행로 포함, 평소보다 3배 넘는 거리 돌아가야…노인·장애인 불편”
구청·조합 “임시 통로 만든 뒤 완공 후엔 단지 내 통행로 만들 것”
주민들 “입주민 반발로 통행 제한할수도”

지난 2일 대구 남구 대명3동 뉴타운 재개발 현장에 인근 주민들이 내건 재개발 사업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지난 2일 대구 남구 대명3동 뉴타운 재개발 현장에 인근 주민들이 내건 재개발 사업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지난 2일 대구 남구 대명3동 뉴타운 주택개발사업지(2301-2번지 일대). '인근 주민 일조권, 조망권, 통행권, 재산권 피해주는 대명3동 재개발을 전면 백지화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일부 주민은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평소 이용하던 골목 도로가 전부 없어져 기존의 세 배가 넘는 거리를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남구 대명동 재개발 아파트 착공을 앞두고 인근 주민들이 통행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남구청에 따르면 이곳은 내년 2월 착공을 앞둔 재개발 지역으로, 대구대 대명동캠퍼스~성당시장 네거리 구간에 이르는 9만1천842㎡의 부지에 2024년 모두 2천126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문제는 이 재개발 부지 안에 인근 주민들이 기존에 성당네거리 등 큰 도로로 나가던 골목 등 주된 통행로가 모두 포함된다는 것이다.

2024년 2천여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대명3동 뉴타운 주택개발사업지(노란선 안). 인근 주민들은 이 부지에 기존에 다니던 통행로(빨간 선)이 포함돼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네이버지도 캡처
2024년 2천여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대명3동 뉴타운 주택개발사업지(노란선 안). 인근 주민들은 이 부지에 기존에 다니던 통행로(빨간 선)이 포함돼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네이버지도 캡처

더욱이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 대다수는 노인과 장애인이어서 교통 약자 통행 불편 우려를 더하고 있다. 대명3동 인구의 80% 이상을 65세 이상이 차지하며, 지체장애인 등 장애인 30여명도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재개발반대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아파트 건물로 인해 이동거리가 늘어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큰 도로 건너편에 있는 성남초교 학생들도 먼 길을 둘러가야 하는데 안전사고 위험도 커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청과 조합 측은 아파트 단지 내에 인근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지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용도 폐지된 골목 도로가 아파트 부지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조합 측과도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 내로 통행할 수 있도록 충분히 협의했다"며 "아파트 공사 기간에는 통행할 수 있는 임시 통로를 만들어 주민들이 둘러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장영진 영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아파트 단지는 사유지다보니 완공 후 입주민들이 외부인의 아파트 통행을 제한해도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며 "아파트 단지 내 샛길을 조성하는 등 주변 주민들의 기존 통행권을 배려한 공생 방안이 마련된다면 반발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