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논밭 파고든 '태양광'…여의도 4배 농지 실종

도내 전용 면적 1천152만㎡…탈원전 이후 급격한 증가
2018년에만 1377건 허가…축사 포함하면 훼손 더 커

경북 예천 고평들 논 바로 옆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시설. 매일신문 DB 경북 예천 고평들 논 바로 옆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시설. 매일신문 DB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위해 경북에서 전용된 농지가 서울 여의도 면적의 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지 전용 허가 건수는 탈원전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문재인 정부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농지 전용 없이 건축할 수 있는 축사 등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까지 고려하면 사라진 농지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4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농지 전용 허가 건수는 2012년 3건(면적 6천12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3년 15건(4만8천32㎡), 2014년 101건(27만1천907㎡), 2015년 245건(54만2천838㎡), 2016년 272건(61만8천5㎡)으로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에는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집권 첫 해 720건(198만9천393㎡)으로 전년보다 2.6배 급증한 뒤 2018년에는 1천377건(427만796㎡)으로 껑충 뛰었다. 2018년 한 해에만 여의도(290만㎡) 약 1.5배에 달하는 경북 농지가 사라진 셈이다.

당시 태양광 난개발이 전국의 산과 들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언론 등을 통해 부각되기도 했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농지 전용 허가 건수가 898건(377만5천107㎡)으로 전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수년간 누적된 태양광 개발 광풍은 막대한 농지 훼손이란 문제를 남겼다.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경북지역 농지 전용 면적 누계는 지난해 말 기준 1천152만2천204㎡에 이르러 여의도의 약 4배에 달했다. 더욱이 이는 어디까지나 전용된 농지의 면적이다. 축사 건축 등 전용이 필요 없는 농지이용 행위를 거쳐 지붕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한 사례(매일신문 5월 18일 자 1면)는 포함되지 않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쌀 소비량 감소, 농민 고령화 등으로 방치되는 논이 늘면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농지의 중요도가 상당히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코로나19에 따른 '뉴노멀' 등 미래 세계 질서가 어떻게 재편될지 모르는 만큼 식량안보 차원에서라도 농지의 무분별한 전용, 훼손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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