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위기…상생 넘어 'TK특별자치도' 만들자

대구경북학회·대경연 공동 주최 '대구경북 행정통합 세미나'
권영진 대구시장 "통합으로 지역 2천년 새 역사 쓸 것"
이철우 경북지사 "독립·새마을운동 정신 살려 세계로"

3일 오후 경북대학교 글로벌프라자에서 열린 대구경북 '큰' 통합과 국가균형발전 세미나에서 참석 내빈들이 대구경북의 통합을 상징하는 독도 기념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3일 오후 경북대학교 글로벌프라자에서 열린 대구경북 '큰' 통합과 국가균형발전 세미나에서 참석 내빈들이 대구경북의 통합을 상징하는 독도 기념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가의 모든 자원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이제는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시대가 됐다.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선 '광역시·도의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지방정부가 자립적으로 성장하려면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가진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경제계와 학계 등 전문가들은 행정뿐 아니라 산업적인 요인과 정치적 갈등 해소 등을 고려해야 성공적인 통합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경북 '큰' 통합을 논하다

대구경북학회와 대구경북연구원은 3일 경북대학교 글로벌프라자에서 '대구경북 큰 통합을 위한 공동세미나'를 열고, 대구경북 통합의 필요성과 추진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를 비롯해 학계, 경제계 등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기틀이 될 지역통합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권 시장은 "대구경북 통합은 지역의 2천 년 역사 속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시작이 될 것"이라며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닌 도시 간의 경쟁이 오늘날 삶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지역통합은 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이 자기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지방분권'을 위해서도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도지사는 "대구와 경북은 분리되고 나서 인구는 제자리걸음인데 서울 등 수도권에만 인재와 돈이 몰리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구와 경북은 존재 가치가 없는 지역으로 전락할 것이다. 이에 많은 사람이 대구경북 통합에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통합을 통해 독립운동과 새마을운동 등 지역 정신을 살려 대한민국 중심으로 성장하고 세계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이달곤 경남 창원시진해구 국회의원은 이날 기조발제에 나섰다. 이 의원은 "70% 이상의 사무가 중앙정부에 집중되는 등 중앙과 지방간 권한 배분이 불균등하고, 지방정부는 재정 기반이 미약해 자체 세입으로 쓸 수 있는 재원이 부족하다"며 "지역통합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등 지방정부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왜 지금 통합이 필요한가

나중규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지역통합과 균형발전의 국내외 사례와 분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나 선임연구위원은 "대구와 경북은 1981년 행정 분리 이후 인구는 정체되고 지역 경제력은 계속 하락했다"며 "특히 인구와 산업, 금융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지방소멸의 위기감이 커지고 국가경쟁력도 약화하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지역의 산업 경쟁력 떨어지면서 지역경제가 위축된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1992년 이후 줄곧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북도 주력산업인 모바일과 철강 생산공장이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인구는 고령화되고 청년이 지역을 떠나며 지역의 산업 경쟁력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또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주민의 실질 생활권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행정구역은 여전히 나눠져 있다. 취수원과 광역교통망, 폐기물·하수처리 등 실질 생활권에 맞는 광역 행정 서비스가 필요한 것이다.

나 선임연구위원은 "대구와 경북은 분리 이후 각 행정경계 안의 지역발전을 추진해왔지만 한계를 느끼고 대구경북경제통합추진위원회와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 등 협력 사업을 진행해왔다"며 "이제는 상생 협력을 넘어 행정통합으로 지역발전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도민들도 행정통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지난 4월 10, 11일 이틀간 리서치코로아에 의뢰해 시·도민 설문조사를 벌였다. 대구시민과 경북도민 각각 1천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찬성이 51.3%로 나타났다. 반대 22.4%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지역통합의 방향과 추진 전략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는 '대구경북 통합과 지역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발표를 통해 통합 비전으로 '지방분권형 국제자립도시'를 내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추진 전략으로 '지방분권자치'와 '스마트 신산업 육성', '글로벌 국제교류도시' 등을 제안했다.

이날 나온 구체적인 통합방향은 ▷대구경북특별자치도+대구특례시+시·군 체제 ▷대구경북특별자치도+시·군·구 체제 등 크게 두 가지다. 핵심은 통합행정을 담당할 최상위 기관인 '대구경북특별자치도'를 둔 상태에서 대구시에 자치권을 주느냐 주지 않느냐다.

첫 번째 방안은 '대구특례시' 형태로 대구시에 자치권을 주는 것이다. 인구 250만 명이라는 대도시 특수성을 고려해 다른 시보다 높은 자치권을 지닌 특례시로 개편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대구 내 8개 구·군의 자치권이 약화한다. 주민 참여와 민원 처리를 위해 구청장과 군수를 선출하지만, 지방의회는 구성하지 않는다.

두 번째 방안은 대구시에 자치권을 주지 않는 것이다. 대구시를 '대구행정특례시'로 개편해 행정관리권만 위임받아 처리하는 역할을 하도록 한다. 이에 반해 대구 내 8개 구·군은 경북의 시·군처럼 자치권을 갖게 된다. 광역지방정부인 대구시가 폐지되고 기초지방정부인 구·군만 남게 되는 셈이다.

하 교수는 "대구특례시를 두는 방안은 대도시 행정수요에 부응하면서 자율적인 지역발전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위가 하락하는 구·군의 반대가 있을 수 있다"며 "두 번 째 방안은 통합 원칙엔 부합하지만 대도시인 대구의 광역행정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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