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공산 주말농장에 사냥개가…" 주민들 공포에 '덜덜'

닭 20여마리 물어 죽여…경찰 "견주 수사"

"애지중지 자식처럼 키우던 닭인데, 난데없이 어디서 사냥개가 나타나서…"

팔공산 일대에 갑자기 사냥개 한 마리가 나타나 인근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이 사냥개는 한 농가에서 키우던 닭 20여 마리를 물어 죽였고, 경찰은 사냥개 주인을 수소문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14일 대구 동구 용수동 닭농장 주인이 닭 20여 마리를 물어 죽인 사냥개를 묶어 놓고 허탈한 표정으로 폐사한 닭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14일 대구 동구 용수동 닭농장 주인이 닭 20여 마리를 물어 죽인 사냥개를 묶어 놓고 허탈한 표정으로 폐사한 닭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12일 낮 12시쯤 오세봉(67) 씨 부부는 주말을 맞아 대구 동구 용수동에 있는 주말농장을 찾았다. 사과나무 가지를 정리하고 닭 27마리를 바깥에 방사한 뒤 농장 옆 막사에서 난롯불을 쬐려던 차였다.

그런데 갑자기 막사 밖에서 닭들이 푸닥거리며 우는 소리가 들렸다. 오 씨 부부는 평소에도 닭들이 힘 싸움을 예사로 했기에 그러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닭들이 홰치는 소리가 10여분 동안 끊이지 않자 이상하게 여기고 막사 밖으로 나갔다.

마당에 나온 부부는 눈앞에 벌어진 참상에 기절할 뻔했다. 송아지 크기 만한 사냥개 한 마리가 닭들을 쫓아다니며 사정없이 물어 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닭털은 사방에 날리고 있었고 쫓기던 닭들 중 몇 마리는 꼬리가 물어 뜯겨 사라지고 없었다.

이에 오 씨 부부는 '사람이 다쳐선 안 된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 이 사냥개를 닭장으로 몰아 가뒀다. 그런데 이 닭장에서도 반반 나눠져 있던 다른 공간으로 침범해 이곳에 있던 나머지 닭들을 물어 죽였다.

어처구니없는 이날 사태로 이들 부부에게 남은 건 용케 살아남은 세 마리와 닭들이 죽기 전 낳은 달걀 세 알 뿐이었다.

사냥개를 가까이에서 본 전문가는 에어데일 테리어 3년생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피해 상황을 접수한 경찰은 "개 주인이 아직 나타나지 않아 피해자 변상 문제에는 진척이 없다"며 "주인을 찾아내 개가 어떻게 풀려서 돌아다니게 됐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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