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구 칠성야시장 방문객 뚝...한달만에 꺾인 '오픈빨'

"추위에 떨면서 비싼 음식을 굳이 사먹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26일 밤 칠성시장 야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6일 밤 칠성시장 야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연말을 앞둔 27일 오후 7시 대구 북구 신천변 칠성야시장. 100여m 거리에 60여 개 음식 판매대가 빼곡하게 줄지어 있고, 강변 야경을 빛나게 하기 위한 수많은 조명들이 반짝거렸지만 분위기는 썰렁했다. 야시장 한쪽에선 흥겨운 버스킹 무대 공연이 펼쳐졌지만 구경꾼은 찾기 힘들었다.

'2019년 대구시정 베스트 10' 중 3위에 오른 칠성야시장이 한 달 만에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개장 두 달도 안돼 한창 '오픈빨'로 방문객이 붐벼야 할 시기지만 비싼 음식 가격과 주차장 부족, 특색 없는 콘텐츠, 추운 날씨 등으로 인해 방문객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칠성야시장은 2017년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사업비 21억4천만원이 투입됐다.

이날 칠성야시장 입구에서 만난 A(23) 씨는 "시장은 싼 맛에 가는 건데 이곳은 양과 질에 비해 음식값이 비싸다. 다른 곳과 차별화하는 특징도 없다"며 "날씨가 추워 둘러보기만 하고 다른 식당으로 이동하려고 나가던 길"이라고 했다.

다른 시민 B(45) 씨는 "회식을 하려고 왔더니 주차공간이 없어 길가에 겨우 주차했다"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지만, 다시 찾을 마음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대구 북구청에 따르면 칠성야시장은 지난달 모두 111만여명이 방문하며 성공적인 첫 달을 보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방문객이 40만명으로 뚝 끊겼고, 매출도 11억원에서 4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칠성야시장 상인 C(35) 씨는 "지난달 매출을 생각하고 재료를 주문했는데 갈수록 손님의 발길이 뜸해져 하루 60만원에 달하던 매출이 지금은 절반도 안된다. 다음 달에는 기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26일 밤 칠성시장 야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6일 밤 칠성시장 야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북구청은 추운 날씨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여러 사정으로 개장이 미뤄지면서 겨울 초엽에 문을 열다 보니 매출 하락은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보인다"며 "방문객들의 몸을 녹여주기 위한 바람막이와 난로, 천막 등을 설치했으며, 따뜻한 봄이 되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고유의 특성과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철현 대구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칠성야시장은 음식점 위주로 운영되다보니 시장 고유의 다양한 특성은 담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곳만의 이색적이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해야 연중 사계절 손님들로 붐비는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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