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비횡령·성추행' 대구 사립校 교직원 5명 중징계 요구

대구시교육청, 사립학교 비위 집중 감사 결과 발표
A공고는 이사회 부당 운영과 교비 횡령, 취업률 조작 등 비위 쏟아져
B중고는 교비 부당 지출 등 회계 규정 위반, 근무 태만 등 지적

대구시교육청 전경. 시교육청은 12일 각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사립학교 A공고와 B중고교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논란이 된 의혹 상당수가 감사 과정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시교육청 전경. 시교육청은 12일 각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사립학교 A공고와 B중고교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논란이 된 의혹 상당수가 감사 과정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사립학교 운영의 난맥상이 드러났다. 비리를 저질러 물러난 전 이사장이 법인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교비를 횡령하거나 행정실장이 기간제 교사를 상대로 성추행을 저지른 사실도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최근 각종 비리 의혹으로 시끄러웠던 수성구 A공고와 북구 B중고에 대한 감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특히 A공고 경우 지난 8월 감사 처분 후 추가 제보된 사항 등을 보태 지난달 교육부 3명을 포함, 감사 인력 12명을 투입해 집중 감사한 결과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A공고 전 이사장은 갖가지 비리 행위로 임원 자격을 박탈당한 이후에도 법인이사회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다. 지난 10월 말 이사장 직무대리를 선임하는 자리에 참석해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징계 위원 선임 절차에도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전 이사장과 교감(현 교장)이 학교카드로 개인 옷을 구매하는 등 일부 교직원이 1천여만원의 공금을 횡령했다. 이사장실 인테리어 공사비, 이사회 운영경비 등 2천800여만원이 법인회계가 아니라 교비회계에서 지출된 사실도 적발됐다.

현 행정실장은 기간제 교사 2명에게 사적 만남을 요구하고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성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한 교사는 교육청 감사 기간 중 자신의 비리 행위를 진술하지 못하도록 다른 교사들을 협박하는 등 감사를 방해했다. 이사회 이사들은 감사 관계자와의 대면 조사를 거부하고, 서면으로 제출한 답변에서도 거짓과 부인으로 일관한 점이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이사회가 직무 유기와 방임 등으로 학교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했다고 판단해 모든 이사들에 대해 임원 취임 승인 취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공금 횡령, 지위를 이용한 부당 행위, 성추행 등을 저지른 교직원 3명은 파면을 요구하기로 했다.

B중고도 문제가 많았다. 조경 공사를 하면서 수의계약 대가를 50% 이상 과다 지급했고 법인 이사장실 수족관, 이사회 회의용 방송장비 등을 교비회계로 집행했다. 이는 법인회계에서 지출돼야 할 부분인데, 학생 교육활동에 사용돼야 할 자산인 교비회계에서 빼 쓴 것이다.

교비회계 연도를 지키지 않고, 결재 없이 임의로 공금을 지출하는 등 각종 회계 규정과 절차를 광범위하게 위반한 점도 적발됐다. 학교 행정실장은 2016년부터 41회나 근무지를 무단 이탈하는 등 근무를 태만한 사실이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행정실장에 대해선 파면, 업무 담당자와 학교장 등 관련 교직원 5명은 정직 등 징계 처분을 하도록 해당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과다 지급 내지 무단 전출한 금액 3천900여만원은 교비회계로 회수하도록 조치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A공고 법인이사회에 부당하게 개입한 게 확인된 전 이사장은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며 "앞으로 사립학교에 대한 감사와 지도 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학급 수 감축 등 행·재정적 제재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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