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봉 1억8천에도 '내과 입원전담전문의' 대구경북 1명…왜?

"신분 불안이 가장 큰 제약"

17일 경북대학교병원 내과병동.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17일 경북대학교병원 내과병동.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연봉 1억8천만원을 준다고 해도 지원자가 없네요. 상시 채용 공고를 내고 있으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운용을 못 하고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는 지속하는 내과 인력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서는 2016년 9월 시범 도입되어 일부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으로 전국 36개 병원에서 112명의 내과 입원전담전문의가 배치돼 있다. 의사 85만명 중 4만4천명이 호스피탈리스트(입원전담의)로 활동하는 미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나마 수도권 대형병원이 인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구경북에선 유일하게 칠곡경북대병원만 겨우 1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있을 뿐이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병원에서 자리 잡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분불안 때문으로 보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보니 고용 지속성이 우려돼 지원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는 것. 지난해 전문의를 취득하고 병원급에서 근무하는 내과 과장은 "입원전담전문의 급여가 개업의와 비교해서 매력적이지 않고 오래 있어도 정규 교원이 될 수 없는 한계가 작용한다"고 했다.

또 병원에서도 이들을 단순히 전공의를 대체하는 인력으로 인식하고 있어, 전문의로서의 경력을 쌓고 전문성을 발휘하는 일도 쉽지 않다. 전문의 자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고 담당 교수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한다.

복지부는 2016년부터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시행하면서 특별수가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이 제도를 운영하는 병원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의료계 한 인사는 "보건복지부가 입원전담전문의 사업성과 평가를 이후 본사업으로 전환되면 인력확보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밝히지만, 제도 자체를 출발시키지 못하는 지방 병원 입장에선 시범사업 평가를 받을 수 없고 향후 입원전담전문의 숫자와 전공의 정원 배정을 연동시킨다면 이중 불이익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입원전담전문의=입원부터 퇴원할 때까지 책임지고 환자를 맡는 전문의. 병동에 상주하면서 초기 진찰부터 경과 관찰, 처방, 상담 등 치료를 전담한다. 의사와의 접근성 향상, 충분한 면담 시간 등으로 환자들 만족도가 매우 높아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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