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원룸 주차장 규제 강화… 원룸 난립으로 인한 주차난과 소방도로 확보 어려워

현행 가구당 0.5대에서 상향 조정 전망…이달 중으로 최종안 발표할 듯  
건설업체와 일부 지자체 반대 의견이 풀어야 할 과제

대구 수성구 황금동 원룸촌에 사는 A(26) 씨는 매일 저녁만 되면 집 근처 골목길을 돌며 주차 전쟁을 벌이는 게 일과다. 그가 사는 원룸에는 8가구가 살지만 주차공간은 4대뿐이기 때문. A씨는 "요즘은 원룸 살아도 차 없는 사람이 없다"며 "저층 주택과 원룸이 뒤섞인 동네다 보니 다들 사정이 비슷해, 어떤 날은 멀리 떨어진 골목길에 겨우 주차를 하고, 수십 분을 걸어 귀가하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난립하는 소규모 다가구주택으로 인해 주차난이 심각해지고 소방도로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대구 지역 소형 다가구주택(원룸) 주차 기준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수익성 하락 등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전용면적 30㎡ 이하 원룸의 주차장 설치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현재 대구시의 전용면적 30㎡ 이하 소형 다가구주택의 주차장 설치 기준은 가구당 0.5대다. 애초에는 면적 구분없이 1대로 정했으나, 2010년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적으로 기준이 완화됐다.

대구시가 규제 강화를 본격 추진한 건 지난해 12월 열린 대구시장-8개 구·군 정책협의회에서 김대권 수성구청장이 규제 강화를 정식 건의하면서다. 이에 다른 구·군에서도 동의했고, 대구시가 조례 개정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건물 주차장 규정은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도·시 또는 군(광역시의 담당 구역에 있는 군은 제외)의 조례로 정한다.

그동안 대구시는 ▷구청장이 지정하는 지역에 한 해 대구시의 승인을 받아 설치 기준을 강화하는 안과 ▷구·군별 설치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방식 등 2가지를 검토해왔다.

하지만 최근 법제처가 대구시가 추진하는 방안들이 상위법(주차장법)에 맞지 않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는 바람에 시는 조례 개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군별로 각기 다른 기준을 설정하면 상위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 관계자는 "법제처 유권해석은 물론 건설업계와 일부 기초자치단체의 규제 강화 반대 입장이 있어 획일적 기준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이달 중으로 최종안을 확정해 입법 예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건설업계의 반발이다. 한 건설업자는 "공사비 차이가 크진 않지만, 예전에는 같은 면적에 10가구를 지을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7~8가구밖에 들어서지 못한다"며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규제를 풀었다가 또 좋아지면 규제를 강화하는 등 고무줄 잣대에 분통이 터진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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