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드 롤러코스터 사고, 예견된 인재… '비정규직에 조작 맡기고 관행적으로 열차 올라타'

안전수칙 있어도 감시 안 되고 수시로 어기는 등 안전불감증 심각, 경영 개선 목표로 비정규직 늘리기도

지난 16일 대구 이월드 직원 다리 절단 사고가 발생한 롤러코스터(허리케인) 놀이기구가 18일 '점검중' 안내문과 함께 운영이 중단됐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16일 대구 이월드 직원 다리 절단 사고가 발생한 롤러코스터(허리케인) 놀이기구가 18일 '점검중' 안내문과 함께 운영이 중단됐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놀이공원 이월드의 롤러코스터 놀이기구 '허리케인'. 이월드 제공 대구 놀이공원 이월드의 롤러코스터 놀이기구 '허리케인'. 이월드 제공

지난 16일 대구 이월드에서 발생한 롤러코스터 직원 다리 절단 사고(매일신문 17일 자 6면)는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예견된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정규직 놀이기구 근무자들은 열차 맨 뒤에 매달리기 일쑤였고, 정규직 관리직원들은 이를 알고도 제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월드 전·현직 직원들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A(22) 씨뿐 아니라 많은 허리케인(롤러코스터) 근무자들이 안전수칙을 무시한 채 수시로 열차에 매달려 왔고, 이들을 관리하는 매니저 또한 이를 몰랐거나 눈감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전직 직원은 "열차가 출발한 직후 내리막길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운행 속도가 느려 열차에 매달려 있어도 위험하지 않고, 원래 있던 지점까지 손쉽게 이동할 수 있어 관행적으로 이 같은 행동을 해 왔다"고 털어놨다. 다른 전직 직원도 "열차 맨 끝에 매달려 조작실까지 와서 뛰어내리는 것은 관행이다. 이를 저지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월드가 경영난을 이유로 정규직을 줄이면서 비정규직 고용만 확대한 탓에, 비전문가의 놀이기구 조작이 늘면서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월드는 2017년 4종의 신규 놀이기구를 도입하면서 정규직원 수를 182명까지 충원했지만, 이후 경영난을 이유로 2018년 176명, 2019년 170명 등으로 정규직원 수를 줄였다.

지난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 이월드 놀이기구에서 다리가 절단된 사고를 당한 아르바이트생을 119구급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제공 지난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 이월드 놀이기구에서 다리가 절단된 사고를 당한 아르바이트생을 119구급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제공

반대로 비정규직은 2016년 100명에서 2017년 90명 수준으로 줄었다가 올해는 133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중 단시간 근로자 수도 2016년 43명에서 2019년 59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이월드 측은 "일각에서 근무자가 놀이기구에 탑승하는 관행이 있었다거나, 손님에게 퍼포먼스를 제공하기 위해 회사가 이를 지시했다는 누리꾼들의 주장이 나오지만 절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런 모습을 손님들이 봤다면 불안해했을 것이고, 회사 역시 그런 광경을 발견했다면 즉시 안전조치를 취하고 관계자를 징계하는 등 인사 조치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를 조사 중인 대구 성서경찰서는 사고 당시 피해자와 함께 일했던 이월드 비정규 직원 B(20) 씨와 이들의 교육 등을 담당한 정규직 매니저 C(37) 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B, C씨의 과실 여부와 부상자가 열차 끝에 매달려 섰던 이유 등을 조사하는 한편, 이월드 측이 마련한 기구별 안전수칙을 대조해 직원들이 수칙을 어겼는지, 수칙이 미흡했는지 등의 여부를 밝힐 방침이다. 경찰은 또 20일 사고 현장을 정밀 감식해 사고 경위를 명확히 파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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