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조합원 두번 울리는 농협 금융사기

전병용 기자 전병용 기자

본지가 단독 보도한 구미 산동농협 장천지점 120억원 금융사기사건(본지 4월 30일 자 11면, 5월 1일 자 9면, 3일 자 11면, 10일 자 13면 보도)의 전말이 드러났다.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이번 120억원 금융사기사건은 농협 측에서 좀 더 빠르게 대처를 했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수사를 하는 경찰 관계자도 "납득하기 어려운 금융사건"이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본지 보도 이후에도 농협 측은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장천지점장 및 감사의 전횡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단순히 농협에는 피해가 없다며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수사를 하면서 피해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수사 초기에는 50억원의 금융 사기에서 출발했지만, 수사하는 과정에서 70억원의 피해가 더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120억원에 달하는 금융사기단과 공모를 한 장천지점장과 감사는 이들로부터 리베이트 14억원을 받아 나눠 가졌다.

문제는 이러한 금융사기사건이 장천지점장과 사기단이 짜고 조용하게 처리했었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120억원이 빠져나갔을 것이다.

언론 보도 이후 경찰은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금융사기단이 처음부터 변호사의 자문을 받고 수사에 임했으며, 사건이 불거지자 금융사기에 가담한 피의자들이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금융사기사건으로 인해 산동농협을 믿고 돈을 맡긴 농민들과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농민들은 쌀 시장 전면개방으로 인해 쌀값 하락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역농협들은 농민들과 조합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지역농협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기이다.

산동농협 측은 하루빨리 금융사기사건의 경위를 모두 밝히고, 농민들과 조합원들의 피해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더 이상 어처구니없는 금융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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