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칼럼] 이준석 이후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 예상대로 이준석이 대표로 당선되면서 2030정치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와 함께 어렴풋하던 2030정치의 모습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30대 야당 대표 선출에 대해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도 새로운 정치 상황에 적응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국민의힘 대표 경선까지 휩쓴 쓰나미라고 표현되는 2030정치의 실체는 무엇인가? 실제 2030세대의 유권자 수는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가 되지 않는다. 베이비부머 민주화 세대가 2030세대였을 때는 2030세대만으로도 50%를 훌쩍 넘겼다. 따라서 당시에는 2030세대가 50%가 넘는 숫자의 힘으로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정치판을 흔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2030세대는 30%도 되지 않으면서도 과거 민주화 세대의 2030시기와 같은 큰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 가는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준석 이후 한국 정치는 어떻게 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현재 2030정치의 영향력이 큰 이유는 유권자 수가 많기 때문이 아니라 2030세대의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회에 대한 생각이나 가치관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관은 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도층의 생각과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2030세대는 대체로 초중고와 대학 시절을 신자유주의 경쟁 체제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2030세대는 경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경쟁을 받아들인 2030세대들은 경쟁에서의 공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경쟁으로 인한 승자독식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설사 그 경쟁이 공정하다고 해도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 그런 결과를 원하진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은 공존과 공생하는 사회를 원한다.

2030세대들은 정치적 화법도 다르다. 2030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자기주도학습으로 성장한 세대로 문제의 도출과 그 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에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정치 토론도 상대를 이분법이나 프레임으로 덮어씌우려 하기보다는 합리적 논증으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선호한다.

2030세대 정치인의 이러한 생각은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에 선출된 1985년생 이준석과 1990년생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의 수락 연설이나 포부에서도 드러난다. 이준석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비빔밥을 예로 들어 각 요소가 각각의 맛을 내면서 전체적 조화 즉 비빔밥의 맛을 완성시키는 논리를 내세웠다. 즉 사회 각각의 구성원을 존중하면서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 대변인을 토론 배틀을 통해 뽑겠다는 이야기 등에서는 경쟁력 있는 인물을 뽑기 위한 공정한 경쟁을 주장한다. 또한 '상호 간의 논리적인 비판이나 진심 어린 지적이 아닌, 불필요한 욕설과 음모론, 프레임 씌우기'에 맞서 주길 우리 사회에 요청한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정치인들을 향해 '586의 앵무새' '소신 없는 거수기'라 비판하고, 조국 사태를 '반능력주의의 극단적 사례'로 규정한다.

물론 이준석을 중심으로 2030세대의 가치, 즉 공정과 공존의 사회정의, 극단적 반이성적인 정치에 대한 거부에 대해서는 찬반이나 다양한 다른 견해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대체로 거부하거나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중도층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2030세대와 중도층이 서로 가치를 공유하고, 정치적 상황에서도 서울・부산 보궐선거와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와 같이 비슷한 표심을 드러낼 경우 이들 계층이 지향하는 경쟁, 공정, 공생, 이성적 토론 등은 우리 미래 사회의 시대정신이 될 수도 있다. 아마도 그러한 사회가 되면 현재와 같은 정치적 갈등이나 극단적 양극화와는 다른 모습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도 이러한 분위기를 현실로 받아들이기에 이준석 현상을 일시적으로 조만간에 소멸될 것으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트렌드로 보면서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이준석 현상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결국 이준석 현상을 기성 사회나 기성 정치인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하느냐에 한국 정치 지형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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