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칼럼] 레임덕에 다가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임기 5년 대통령의 레임덕 패턴을 보면 임기 초 정치사회 개혁으로 지지율을 유지한 후 중・후반에 경제로 떨어지다가 임기 말에 권력형 비리로 급격한 레임덕을 맞는다. 결국 경제가 나아지길 기다리던 국민에 대한 배신의 분노가 분출되는 과정이다.

3월 들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이 예사롭지 않다. 19일 발표된 한국갤럽조사의 37%에 이어 22일 리얼미터 34.1%,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34.0%, 24일 데이터리서치 31.4%로 35% 선이 무너졌다.

레임덕은 경제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경제와 정치사회 개혁에 대한 국민과 대통령 간의 허니문 기간은 각각 다르다. 대체로 정치사회 문제는 임기 초반에 기대한다. 그래서 대통령은 취임 이후 1, 2년 초기에 정치사회 개혁에 집중한다. 그만큼 정치사회 문제에 있어 국민과 새 대통령 간의 허니문 기간은 짧다.

반면 경제의 허니문 기간은 길다. 국민은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경제가 단기간에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 2년 이상은 감내한다. 특히 코로나19와 해외 경제위기 같은 외부 요인이 있거나 정부가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으로 열심히 노력할 경우는 2년보다 더 길 수 있다.

그렇다고 5년 내내 기다리지는 않는다. 5년 임기가 끝나 가면서도 경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들은 차기 대권 주자에게 기대를 걸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급격한 권력 누수가 발생한다.

역대 대통령 대부분은 임기 중반 경제로 지지율이 하락한다. 그러나 대통령 지지율은 국정 수행의 평가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국정 운영의 동력이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 지지율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역대 정부에서 사용한 방법은 두 가지다.

먼저 경제 부양책이다. 그러나 과거 부양책들은 효과보다 풀린 돈으로 인해 부동산 상승 등 부작용이 더 컸다. 또한 각 경제주체의 부양책에 대한 학습효과로 부양책의 지속 기간도 점점 짧아져 1, 2개월로 끝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부양책을 함부로 쓰기도 힘들다. 그래서 경제적 부작용을 피하면서 대통령 지지율을 유지시키기 위한 두 번째 방법으로 정치사회 개혁으로 되돌아간다. 단 정부 초기와 달리 개혁 강도가 높아진다.

문재인 정부도 처음에는 경제였다. 소득주도・혁신・공정성장과 사회경제 개혁 등에 집중했다. 그러나 경제정책들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논쟁에만 휩싸였다. 그러자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적폐 청산을 명분으로 검찰 개혁을 강화한다. 이로 인해 국민 시선을 경제에서 벗어나게 했다. 또한 코로나 사태는 경제 외부 요인으로, 경제 성과에 대한 좋은 면책 사유이기도 했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는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 다른 정부보다 허니문 기간이 길었다.

그렇다고 문 대통령도 경제를 벗어날 수는 없다. 정권 초기 경제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부동산정책의 무능, 인사에서 내로남불 논란, 검찰 개혁 등 정권 의제에 대한 피로감으로 중도층에 이어 일부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LH 사태가 터졌다. 내부 정보로 투기를 한 사람들 중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안정 등 정책 수혜자이거나 현 정부에서 급격히 늘어난 공공기관의 임직원이 적잖은데, 문제는 이들이 문재인 정부의 주요 지지층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데이터리서치의 24일 조사에 의하면 현 정부의 코로나 대책 신뢰도는 53.2%다. 작년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 지지율은 정부의 코로나 대책 신뢰도와 동조현상을 보였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는 지금까지의 동조현상이 깨어졌다. 정부의 코로나 대처 신뢰도가 그 나름 높음에도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인 31.4%까지 하락했다. 바로 이러한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은 다름 아닌 23.8%에 불과한 부동산정책 신뢰도 때문이다. 결국 이번 LH 사건이 그렇지 않아도 국민으로부터 비판을 받아 오던 부동산정책 신뢰도를 파탄 나게 하고 대통령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임기 1년여를 남기고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도 이전 대통령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지 대통령 친인척이나 핵심 권력의 스캔들이 아니라 현 정부의 기강 잡기 실패로 인한 핵심 지지층의 도덕적 해이로 국민의 분노를 산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진퇴양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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