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걸의 새론새평] 이재명을 말한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선 후보 적합도가 30%를 훌쩍 넘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텃밭이라는 호남에서도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결과야 알 수 없지만 현재 이 지사만큼 차기 대권에 가까이 다가간 후보도 없을 것이다. 이제 대통령감으로서의 이재명을 분석해 볼 시간이 되었다.

많은 유권자들이 이재명을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가 선명하고 시원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과거 성남시장 시절부터 다른 지방정부 수장들과는 차별화된 정책을 통해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었다. 이는 분명 그의 리더십이나 자질을 드러내는 큰 장점이다. 몇 가지 사례를 보자.

코로나19 대응에 가장 먼저 전 도민 10만원 재난지원금 지급을 들고나온 것이 이 지사이다. 결국 망설이던 다른 기초 및 광역단체는 물론 중앙정부까지도 보편적 지원으로 그를 따랐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서민들이 아우성치자 이 지사는 경기도 공무원 인사에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들을 배제시키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실천했다. 그러면서 공직자가 임대사업을 하여 돈을 버는 것은 범죄라고까지 선언하며 서민들의 마음을 달랬다. 경기도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어느 청년이 과거 특정 웹사이트에 성희롱이나 장애인 비하 글을 여러 차례 올린 의혹이 있다는 청원이 있자 사실 확인 후 즉시 인사위원회를 통해 임용 취소를 결정했다. 모두 공정과 정의에 부합하는 일이라면 즉각적인 대응을 통해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유권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사례들이다.

이 지사는 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들 중 가장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다. 어떤 사건이라도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적합하게 대응하고 이슈를 선점해 가고 있다. 기본소득과 관련한 그의 주장은 일관성과 함께 변화하는 미래에 반드시 검토해야 할 이슈라는 점에서 막말과 구태에 빠져 있는 정계에서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인다. 중앙정부가 보편적 지원과 선별적 지원을 두고 말싸움만 하고 있을 때, 그는 홀로 눈이 펑펑 쏟아지는 광주 5·18묘역을 방문해 참배하여 그 사진이 보도되도록 했다. 감성정치의 귀재라 해도 틀림이 없다. 거기에 정확한 논리와 빠른 판단력을 겸비해 토론이나 논쟁도 서슴지 않으면서도 약점이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성장 과정에서 역경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했다는 점도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대통령 이재명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가족 간의 갈등과 의혹은 차치하더라도 이 지사의 행적에는 치명적 한계가 보인다. 선명성을 강조하다 보니 자신을 반대하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포용력이 현저히 부족하다. 남양주시장이 전 도민 보편적 재난지원금에 반대하자 남양주만 빼고 지급했고, 이후 경기도의 감독 권한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려 했다. 남양주시가 다른 시와 상황이 어떻게 다른지, 왜 시장이 반대하는지를 경청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듣지 못했다. 다른 기초단체장들도 이견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남양주시와의 갈등을 보고 편한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사례는 이것뿐이 아니다. 지역화폐로 지급한 재난지원금의 경제적 효과가 낮다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연구 결과에는 즉각적으로 반발하면서 정치적 의도까지 의심하며 연구자들을 매도했다. 재정 능력을 우려한 의견에는 국가부채 비율이 45%에도 못 미친다면서 일방적으로 비난했다. 하지만 재정학자들은 우리의 국가부채 규모는 공공 부문 부채와 공무원 및 군인연금 부담금까지 합쳐 이미 GDP 대비 80%를 넘었고, 가계부채도 2020년 3분기에 이미 1천682조원을 넘어 위험한 상황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차기 대권 후보들 중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는 분명 차기 대통령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그의 거침없는 언변과 과단성은 장점이지만 지나치면 히틀러나 두테르테 같은 지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 지사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자신을 더욱 낮추고 다른 입장을 포용하는 관용의 리더십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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