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사업의 성공 조건

정성용(대구대학교 부동산·지적학과 교수) 정성용(대구대학교 부동산·지적학과 교수)

정부는 지난 8월 4일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서울권역에 2028년까지 13만2천 호를 추가로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새로운 내용은 전체 공급량의 60%를 차지하는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사업(5만 호)과 공공재개발 사업(3만 호)이다.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이하 공공재건축)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자치단체 도시개발공사 등과 같은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경우, 재건축 단지의 규제를 완화(용적률은 500%까지, 층수 제한은 50층까지)해 주는 대신 상향된 용적률의 50~70%, 개발이익의 최대 90%까지를 기부채납 형태로 환수하는 재건축 사업이다.

정부는 공공재건축 사업으로부터 기부채납 받은 주택의 50% 이하는 신혼부부, 청년 등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공공분양하고, 나머지 50% 이상은 공공임대로 공급함으로써 민영주택, 공공분양주택 및 공공임대주택이 혼재된 진정한 사회혼합형(Social Mix)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공재건축 사업의 실행을 위해서는 용적률(250%)과 층수 제한(35층)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재건축 단지 조합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수적이다. 재건축 조합이 공공재건축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계획에 큰 차질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이상적인 사회혼합형 주거단지 조성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공공재건축 사업에 재건축 단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이 요구된다.

공공재건축 사업은 정부와 민간 재건축 조합이 협업하여 공공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는 민관 협동 사업이다. 정부는 재건축 인허가 규제를 완화해 주는 대가로 개발이익을 최대 90%까지 공공이익으로 환수한다. 반면 재건축 조합은 공공주택 건설에 필요한 비용을 100% 부담하는 대신 추가적인 개발이익 1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추가적인 10%의 개발이익을 얻기 위해서, 재건축 조합은 고밀도 개발에 따른 단지 내 주거환경의 악화, 도로와 학교 등과 같은 기반시설의 혼잡 등을 감수해야 한다. 대다수 조합과 조합원은 공공재건축 사업 참여에 따른 추가적인 개발이익에 대해 실익이 없다고 판단 참여하기보다는 차기 정권 출범 이후로 재건축 사업을 유보하는 분위기이다.

재건축에 따른 개발이익을 공공이익이라는 개념에 몰입돼 개발이익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100% 환수한다면 공공재건축 사업은 성공하기 어렵다. 동업의 기본 원칙은 비용과 수익을 공평하게 나누는 소위 '반반'이다. 도로 개설과 같은 다른 공익 사업에서는 실질적으로 개발이익을 제대로 환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재건축 사업에는 재건축 안전진단,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실거주 의무제 등과 같은 개별적인 규제들이 중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공공재건축 사업에서는 기존의 재건축과 관련된 규제를 통합적으로 정비해 공공재건축 사업 참여단지의 실질적인 개발 인센티브가 확대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재건축 사업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공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과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 아파트를 공급하는 두 가지 목적을 지니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공 아파트를 분양한다면 로또 분양으로 인한 분양시장 과열화와 불법 및 편법 분양이 재발될 수 있다.

이미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로부터 환수해 분양하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더 이상 서민주택(강남지역 평균 분양가 3.3㎡당 5천만원 이상, 66㎡ 기준 매매가 평균 10억원 이상)이라 보기 어렵다.

10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특정 지역 및 특정 계층에 한정해 저가로 분양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재건축 개발이익의 사회적 재분배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와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공재건축 사업으로 발생하는 공공분양 아파트는 반드시 '환매조건부'(처분 시 분양받은 가격으로 공공기관에 되파는 조건)로 분양해야 한다.

물은 항상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부동산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민간 재건축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죄악시할 것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마중물(촉진제)로 볼 필요가 있다. 이제 재건축 사업에 대한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탈피해 시장 친화적이고 공익과 사익을 조화롭게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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