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화성여행을 위한 꿈

전헌호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전헌호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전헌호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21세기 들어서 알게 된 우주에 관한 새로운 지식은 참으로 대단하고 앞으로 더욱 대단해질 것이다. 그런데 우주에 관한 지식들이 쌓일수록 더욱더 분명해지는 것은 지구가 참으로 소중하다는 사실이다.

금성은 지구에서 거리가 가장 가까워 일찍부터 천문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었다. 1970년대에 소련과 미국이 금성으로 탐사선 보내기를 거듭하여 많은 것을 알아냈다. 심지어 금성의 두터운 구름 속을 뚫고 들어가는 장비를 개발하여 그 안을 살피기까지 했다. 그 결과 금성의 대기는 90기압이나 되고 온도는 400℃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 결코 아니라는 판정을 내렸다.

그렇게 하여 관심을 돌린 곳이 바로 화성이다. 21세기 들어설 무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머지않은 시기인 2020년경 사람이 탄 우주선을 화성에 도달하게 하겠다는 야심 찬 발표를 했다. 그러나 2020년이 왔는데 NASA는 다시 20년 가까운 기간을 뒤로 늦추는 발표를 했다. 2030년대에는 유인우주선을 화성에 보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유인우주선에 우주인으로 승선하기를 지원한 사람의 수가 2만 명이 넘었다. 이들 중 가장 적합한 일부를 선발하여 조만간 훈련에 돌입하겠다는 발표까지 했다.

화성에 도착할 유인우주선은 지구에서 바로 출발할 수 없는 크기이기에 달에서나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우주선에 필요한 온갖 장비들을 달로 옮겨서 그곳에서 조립해야 할 것이다. 그것을 위해 먼저 물도 공기도 없으며 밤낮의 온도 차이가 엄청난 달 표면에 우주정거장을 지어야 할 것이다.

지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올려놓고 인류는 그동안 지구 표면이 제공하는 조건에서만 생명 유지가 가능한 인간이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조건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비롯한 온갖 실험을 해왔다. 1년 정도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했던 우주인이 자신의 체험들을 우리와 공유하고자 책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 많은 난관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만 든다면, 우주선과 같은 좁은 공간에서 인간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최대 78일이었다. 화성까지 가는 데에만 이보다 몇 배나 더 긴 시간이 걸리고 지구로 귀환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화성에 가서 그곳에서 계속 생존해야 하는데 공기 밀도가 지구의 100분의 1에 지나지 않고 평균기온 영하 60℃인 곳에 착륙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내 죽음을 맞이하고 말 것이다.

화성 여행에 대한 꿈은 우리를 깨어 있게 하고 성장하게 할 수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꿈으로 머물 것이다. 우리는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란 사실을 더욱더 인정하고 겸손할 필요가 있다. 지구는 엄청나게 큰 우주에 비해 대단히 작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그 표면에 살면서 누리는 정신적 공간의 크기는 대단할 수 있다. 우리의 정신적 공간은 온 우주를 다 담고도 그보다 더 큰 여유 공간을 가질 수 있는 존재이고, 물질적 공간과는 완전히 차원을 달리하는 존재다.

물질적인 차원으로만 본다면 광대한 크기의 공간과 엄청난 길이의 시간에 비해, 지구는 조그마한 천체이고 우리의 몸과 일생은 너무 작고 짧은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영혼과 신의 세계가 살아가기에는 충분히 크고 길다고 할 수 있다.

물질적 차원의 공간과 시간의 세계에서 한계를 인식해 겸손한 삶을 살아야 하는 우리는 이제 물질적 차원을 넘어선 영적 세계의 가능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좀 더 힘차게 나아가야겠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완독률이 좋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