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강보험의 적정 급여와 적정 부담

성희자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성희자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0년은 코로나19로 시작하여 3분기에 접어든 지금도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갑작스레 발생한 이 팬데믹 상황은 여러 나라에 불확실한 경제 전망과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왔다. OECD에서 발표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도 코로나19 이전 2%에서 –1.2%로 하향 조정되었다. 만약 하반기 2차 대유행이 발생한다면 성장률은 –2.5%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19 외에도 다양한 감염병의 위협이 있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 상황 속에서 만약 병원비를 개인이 모두 부담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이번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 속에서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K-방역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사회보험인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19 치료비는 건강보험이 80%, 나머지 20%를 정부가 부담해 중등도 환자의 경우, 전체 치료비 1천만원 중 본인이 직접 부담하는 금액은 0원이었다. 적극적 검사와 치료가 가능했던 이유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불황으로 더 힘들어진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저소득층에 대한 보험료 감면(30~50%) 시행으로 국민 생활 안정화에도 도움을 줬다. 이런 모든 지원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의 건전한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건강보험은 2017년 보장성 강화 정책 발표 이후 병원비 부담이 큰 부분의 보장률을 높여가고 있다. 실제 2018년 중증·고액 30위 질환 보장률은 81.2%로 보장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 3명 중 2명은 의료실손보험에 가입해 있다고 한다. 이는 건강보험 보장률이 증가되어야 할 필요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의 보장 범위가 확대되려면 보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개인은 건강보험료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얼마 전 암 진단을 받았던 친구는 교사로 근무하며 월급에서 건강보험료를 낼 때마다 강제로 돈을 빼앗긴 것처럼 아까워했는데, 막상 병에 걸려 치료를 받으면서 한국 건강보험 제도가 얼마나 좋은 제도인지 체감했다고 했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국민건강보험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에서는 '적정 수준 보험료는 부담할 가치가 있다'는 국민의 의견이 87%로 나타났다. KBS의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 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건강보험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이 87.7%로 나왔다. 이러한 결과는 국민 모두가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평소 잘 느끼지 못했던 건강보험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세계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근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위기와 새로운 감염병 발생 등의 위험은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건강보험의 지속성과 국민 건강 구현을 위해서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이에 대한 적정한 부담이 필수 조건이다. 이는 앞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다.

사보험은 재정적 부담 능력이 있는 개인에게만 혜택을 준다. 그러나 사회보험인 건강보험은 우리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국민 전체의 건강을 보장해준다. 의료실손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적정 급여를 위해 필요한 만큼의 건강보험료를 부담하는 것이 나와 우리 가족, 이웃의 건강과 행복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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