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새로운 꿈

구지영 지오뮤직 대표, 작곡가

구지영 지오뮤직 대표, 작곡가 구지영 지오뮤직 대표, 작곡가

학창시절부터 나의 꿈은 작곡가였다. 음악은 늘 곁에 있었고, 그 음악들은 나에게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장르나 아티스트의 음악을 접하면서 새로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같은 음악을 들어도 다른 감정으로 듣게 되면 새로운 음악이 되어 다가왔다. 나에게 음악은 끝이 안보일 만큼의 거대한 놀이터 같은 세계였다. 그 세계에서 놀고 싶었고, 작곡가의 삶을 살게 되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음악을 하는 매순간이 행복할 것이라 기대했던 나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 꿈을 이룬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닌가보다. 나는 매일 음악을 접하고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 왜 행복하지 않았을까?

필자는 그동안 내가 원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필요에 의해,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음악은 나에게는 기쁜 놀이, 신나는 창작이 아니라 그저 일이였다. 내가 꿈꾸던 작곡가는 일을 하는 작곡가가 아니였다. 행복한 순간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순간은 잠시였고 대부분의 작업은 나에게 행복감을 주지 못했다. 그렇게 동기를 잃어가던 나는 '작곡가는 내 꿈이 아닐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기도 하며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을 했었다.

하지만 올 해는 다른 해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행복하다는 말이 입에서 떠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순간 행복을 느꼈고, 일하던 작곡가가 아니라 거대한 음악 놀이터에서 하고 싶은 놀이를 하고 있는 작곡가가 되어 있었다. 누가 시키거나 요구하기 때문에 하는 작업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내가 원하는 방향의 작업을 해도 되는 자유가 생기자 창작 욕구는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그리고 심지어는 일로 느껴지던 종류의 작업들도 더 이상 지겹거나 질리지 않았다. 내 안의 동기가 살아나자 어쩔 수 없이 하던 일들도 더 이상 하기 싫은 일이 아니었다. 지금의 경험과 순간들이 나중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도움이 되고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믿음과 기대도 생겼다.

표현의 자유가 허락된 올 해를 보내며 필자는 많은 생각을 했다. 올해처럼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매번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것이 힘든 시간들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창작의 동기를 잃지 않게 하는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필자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거대한 음악의 세계에서 자유로운 예술가가 되겠다는 꿈 말이다. 구지영 지오뮤직 대표,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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