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제왕절개 분만과 지능

전헌호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전헌호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전헌호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십여 년 전, 당시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이태성 교수는 국내에서 제왕절개수술로 아이를 낳는 빈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그때 나는 '요즘 젊은이들은 좋은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을 때 따르는 고통을 견디어낼 인내가 부족한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날 이런 주제로 대화가 다소 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후버 교수의 저서를 읽으면서 단순히 그 때문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신학박사 겸 의학박사인 독특한 이력의 후버 교수 역시 산부인과 전문의다. 그에 의하면 비엔나 의과대학병원이 50년 전부터 신생아 8만여 명을 연구한 결과 엄마 배 속에서 태아가 점점 더 크게 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가 지속돼 아이를 잉태한 여성들의 영양상태가 좋아진 덕분이었다.

그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의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 때문에 비엔나 의과대학에서 제왕절개수술로 아이를 분만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제 인류는 이와 같은 상황들 앞에서 문제를 잘 극복하여 보다 나은 인류로 진보해 나갈 것인지, 한계에 부딪혀 퇴보와 몰락으로 갈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고 했다.

새로운 세대의 체격은 앞선 세대보다 현저하게 더 크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 체격이 반에서 가장 컸던 후버 교수가 제자들과의 만남에서는 그들을 위로 쳐다보아야 한다고도 했다. 새로운 세대는 두뇌도 크기에 당연히 뇌세포도 더 많다. 좋은 머리는 뇌세포의 수보다 연결망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후버 교수에 의하면 뇌세포의 수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뇌세포의 수 증가에 의해 새로운 세대의 IQ가 점점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20세기 초 평균 100을 기준으로 만든 IQ 테스트로 이들의 IQ를 측정하면 130은 된다고 한다.

새로운 세대는 좋아진 경제력과 높아진 교육열 덕분에 어릴 때부터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여행도 많이 하며 유익한 놀이도 많이 한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언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생각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머릿속에 많이 갖게 한다. 이것은 두뇌의 뇌세포들을 활발하게 하여 시냅스 연결망이 촘촘해지고 튼튼해지며 뇌세포 수도 늘리기에 당연히 IQ도 높아진다. 여행을 많이 하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으며 오감을 활성화시키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것은 또한 두뇌를 활발히 하여 뇌세포의 수를 늘리고 연결망을 훨씬 더 좋게 한다. 건전하고 즐거운 놀이를 많이 하는 것도 두뇌를 좋게 하는 데 일조한다. 발달된 컴퓨터와 스마트폰 덕분에 순발력을 요하는 게임을 많이 하는 새로운 세대의 IQ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좋아진 삶의 환경 덕분에 IQ가 높아지고 성격도 부드러워진 새로운 세대는 전쟁보다는 평화를 좋아한다. 지구촌에서 아직도 전쟁, 테러, 다툼, 궁핍 등에 시달리는 지역이 있지만, IQ가 높고 평화를 사랑하는 새로운 세대는 시간 속에서 이런 문제들을 줄여나가고 평화와 번영을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궁의 산도를 통과하기엔 너무 커진 태아가 그 안에 갇혀 버리는 것과 같은 비극적 상황이 우리 지구촌 현대문명에서 발생할 때는 어떻게 될까? 평화를 사랑하는 새로운 세대가 현명한 방법을 동원하여 인류를 구출해 낼 수 있을까? 그러한 방법이 있기나 할까? 여전히 염려된다. 지구촌 전체를 한눈에 바라보는 통합된 의식을 가진 성숙한 종교인은 그런 문제가 오지 않게 하거나 오더라도 해결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현명한 새로운 세대에서 이런 종교인이 많이 나올 것을 기대하면서 그렇게 되도록 두 손을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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