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의 새콤달콤 과학 레시피] 암 수술하는 로봇을 만났다!

아이스크림 만들어주는 점원 로봇.(국립광주과학관) 아이스크림 만들어주는 점원 로봇.(국립광주과학관)

일본에서 아시모를 만났다. 첨단과학기술을 전시하는 도쿄의 미라이칸에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시모가 축구를 하고 있었다. 그곳 직원이 축구공을 보내자 아시모가 걸어가서 축구공을 발로 찼다. 로봇 혼자 스스로 걸어가서 축구공을 차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신기한 눈빛으로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람처럼 다양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휴머노이드 로봇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사람처럼 혼자 걷고 행동하는 아시모를 보면서 기계장치로 생각해왔던 로봇을 다시 보게 되었다. 멀지 않아 휴머노이드 로봇이 예쁜 옷을 입고 명동 한복판을 걸어간다면 사람인지 로봇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

요즘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로봇 개발에 대해 열기가 대단하다. 이제 로봇은 먼 나라의 이야기나 미래의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 속으로 어느샌가 훅~ 들어와 버렸다. 암에 걸려서 국내 병원에 가면 "일반 수술과 로봇 수술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어요?"라고 묻는다. 또한 국내 치매 예방센터에서 로봇이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이러한 의료로봇이 요즘 어떤 일을 하는지 그 현장을 살짝 들여다보자.

◆암 수술하는 로봇, 다빈치

전립선암에 걸린 70대 환자 김 모 씨가 2017년 9월에 서울아산병원에서 1만 번째로 로봇수술을 받았다. 이제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 질환, 심장판막 질환과 같은 병에 걸리면 로봇수술로 치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로봇 수술하면 뭐가 더 좋을까? 일반 수술보다 로봇수술의 절개 부위가 작아서 환자의 회복도 빠르고 흉터도 작게 남는다. 그리고 의사 입장에서도 수술하는 부위를 3차원 영상으로 10배 확대해서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다. 또한 수술과정에서 의료진의 과도한 방사선 피폭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처럼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로봇수술이 기존 일반 수술보다 더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암을 수술하는 로봇의 이름은 '다빈치(da Vinci) 수술 시스템'이다.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사에서 다빈치를 개발하여 2000년에 세계 최초 수술 로봇으로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는 2005년에 도입되어 병원에서 암을 수술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이미 다빈치가 전 세계적으로 4천 대 이상 팔렸을 정도로 인기가 높고 로봇수술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술로봇.(국립중앙과학관) 수술로봇.(국립중앙과학관)

◆국내 수술 로봇의 약진

세계 두 번째 복강경 수술 로봇인 '레보아이(Revo-i)'를 얼마 전 의료기기 전시회에서 만났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것이어서 더 멋있게 보였다. 이것은 미래컴퍼니에서 개발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2017년 8월에 받았다. 레보아이는 위에서 살펴본 다빈치 수술 로봇처럼 내시경 수술을 하는 로봇이다. 담낭이나 전립선 절제술 등과 같은 내시경 수술에 사용된다. 레보아이도 다빈치와 같은 똑같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어서 앞으로 국내외 많은 병원에서 수술 로봇으로 사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근 국내 기업이 다양한 수술 로봇을 개발하여 제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2010년에 세계최초로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로보닥'을 큐렉소가 개발하였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보행 재활 로봇, 환자 이동 보조 로봇, 중재기술 로봇 등을 개발하여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7개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골절접합 로봇 개발을 완료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리고 고영테크놀로지는 뇌수술 의료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국내 많은 연구기관과 대학에서 의료용 로봇을 개발 중이어서 앞으로 등장할 로봇들이 어떤 수술을 할지 무척 기대된다.

안내 로봇.(미국 전자제품박람회) 안내 로봇.(미국 전자제품박람회)

◆환자를 돌보는 의료로봇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로봇은 수술 로봇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재활을 돕는 재활 로봇도 있다. 병원이나 가정에서 환자의 건강을 돌보며 치료과정을 돕는 로봇이다. 이처럼 환자를 돌보는 의료로봇을 사용하고 있는 병원과 기관에 대한 기사가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17개의 인지 치료 게임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실벗'이라는 의료로봇은 서울과 수원의 치매 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실벗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개발한 의료로봇이다.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의사 왓슨을 도입한 가천대 길병원에 가면 인공지능 로봇 '페퍼'가 있다. 페퍼는 환자들에게 인공지능 암센터의 안내를 하며 환자들과 게임도 한다. 또한 경희의료원에 가면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기 전 상담부터 진료 후 관리까지 24시간 지원하는 '챗봇'이 일하고 있다.

◆쑥쑥 크는 의료로봇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의료로봇의 역사를 살펴보면 매우 짧다. 1985년에 'PUM560'이라는 산업용 로봇을 뇌수술에 사용하면서 의료로봇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최근 의료로봇을 수술뿐만 아니라 재활이나 간호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기 위한 기술들이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세계 40개 로봇 의료기기 업계의 2016년도 영업수익이 8조원이었는데 2020년에는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중국 투자자문 공사는 전망하고 있다. 또한 향후 5년간 15%의 안정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술로봇 시장은 2018년까지 540억원 규모로 연평균 45.1%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말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영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김영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지금까지 로봇이라고 하면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산업용 로봇을 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요즘은 병원에서 수술하고 환자를 안내하는 로봇을 볼 수 있다. 앞으로는 환자의 치료와 재활에 사용될 다양한 의료로봇들이 속속 개발되어 사용될 것이다. 이러한 의료로봇이 병원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공공시설과 가정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점점 확대될 전망이다. 언젠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가 계란 후라이와 토스트를 들고 침대로 와서 깨워주고 집 청소도 해주지 않을까? (*)

김영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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