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CEO] <7>이동경 도원투자개발 대표 "5조 시장, 대구 살릴 버팀목"

전세계 소핑센터 수백 곳 발품…동선 고려 쇼핑·놀이공원 접목
'동성로 스파크' 랜드마크 우뚝…지역 금융권도 적극 지원해야
지역 건설사 점유율 높아지면…고용창출·세수 확대 파급 효과

이동경 도원투자개발 대표.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동경 도원투자개발 대표.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동경 도원투자개발 대표는 "건설업만으로도 지역 경제를 충분히 회생시킬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려면 몇 가지가 선행돼야 한다"는 말도 전했다. 대구의 랜드마크 '동성로스파크' 건설로 유명한 이 대표가 밝힌 지역 건설업의 문제점과 해법은 다음과 같다.

▶'동성로 스파크'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말들이 들린다.

- 몇 번의 실패가 있었다. 호텔과 쇼핑몰로 개발하려고 했던 계획이 무산된 게 첫 번째 였다. 계획을 수정했으나 지역 은행의 대출이 막혀 두 번째 좌초됐다. 이후 수도권 은행권을 전전하다 자금 유치는 겨우 성공했으나, 해당 은행이 갑자기 건물 가치를 30% 다운시켰다. 일종의 '지방 디스카운트'였다. 자존심이 허락지 않아 결국 포기했다.

▶성공 비결은?

- '스파크'를 진행하려고 다녀 본 쇼핑센터만 전세계 수백 곳에 달한다. 그러다 프랑스의 어느 조그만 마을을 방문했는데, 동네 슈퍼마켓 앞 회전목마에 가족들이 너무나 즐겁게 이용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동성로는 큰길과 골목으로 이뤄져 있다. 이 길들을 활용하면 '스파크'에 자유롭게 동선이 생기고 가족 단위 방문객이 오가며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개장 이후에는 아예 '스파크'를 보러 일부러 동성로를 찾는 명물이 됐다. 쇼핑과 놀이공원의 접목이 주효했다.

▶성공 비결 가운데 하나로 입지 조건과 소비자들의 동선이 중요하다는 말로 들린다.

- 프랑스 퐁피두 미술관이 큰 영감을 줬다. 건물 외부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든지 에스컬레이터가 수십 개씩 설치돼 있다. 사람들은 사방에서 미술관으로 몰려들기도 하고 관통해 지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구 2·28 공원은 안타깝다. 도심의 허파이자 대구의 중앙공원이라 할 수 있으나, 접근 방향 4개면 가운데 2곳은 주택과 건물들로 막혀 있다. 이용객들의 입·퇴장 길이 제한된 것이다. 막혀 있는 2개 면의 주택과 건물에 테라스 영업을 허용하는 대신 해당 건물에 공원 연결 출입문을 강제화한다면 이용객들은 물론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경 도원투자개발 대표.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동경 도원투자개발 대표.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건설업만으로 정말 지역 경기를 부양할 수 있나?

- 물론 한계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 건설업 규모를 무시하면 안 된다. 1990년대까지 주택건설산업은 섬유산업과 더불어 지역의 양대 축 산업이었다. 10여 개가 넘는 중견 업체가 대구 주택공급량의 90%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20%대로 추락했다. 하루아침에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지만 지역업체 점유율이 높아지면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수천 개의 전문건설업체와 설계·광고등 용역업체 활성화 등으로 고용창출 효과와 세수 확대를 꾀할 수 있다. 현재 부산과 전라도 지역을 보면 지역 업체 시장 점유율이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높일 방안을 소개해 달라.

- 우선 지역 금융권의 보수성을 개선해야 한다. 리스크 관리에만 신경 쓰고 부동산개발 대출 쪽을 등한시하다 보니, 지역 건설업체들은 시작부터 지역 금융권에 기대도 하지 않게 된다. 도원건설만 하더라도 현재까지 1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대구은행으로부터 금융을 지원받은 사업은 고작 1건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업체들은 현재 서울·부산에 있는 은행·증권사를 기웃거리게 됐고, 그곳에 가서 메이저 시공사를 강요당하며 울며 겨자 먹기로 더 많은 공사비를 지불하면서 끌려다녔다. 지금이라도 지역 금융이 투자금융팀 비중을 늘려 건축사, 시공사 개발팀 출신, 디벨로퍼, 부동산전문가, 분양대행사 출신 등 전문가들을 채용하고, 사업 타당성과 분양 등 건설 전체를 관리하는 인력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 지역 금융이 부동산에 대한 이해도만 넓히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지금보다 20%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금융권만의 문제란 말인가?

- 비단 금융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이디어를 하나 더 제시한다면, 대구시가 건축 조례를 변경해 지역업체 설계·시공시 용적률을 과감히 주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현재 재건축·재개발 사업에만 인센티브를 최대 23%를 주지만 조합의 홍보 및 지원 부족으로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규정하는 용적률과 대구시 조례에 규정하는 용적률이 30~50% 여유가 있는데 이를 지역업체에게 인센티브로 주고 인센티브 받은 용적률은 소형 이하로 짓게 하면 청년주택 공급에도 일조할 것이다.

▶시정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차세대 동력 사업 등 건설 분야 이외에도 신경 쓸 것이 많다.

- 로봇 등 신산업 개발과 대기업 유치도 중요하지만 안방(대구)의 5조 규모에 달하는 건설업 시장을 내팽개치면 안 된다는 뜻이다. '대구경북에 어떤 기업, 어떤 신산업이 유치돼야 이 정도 효과가 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건설업은 지역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그래서 '집토끼부터 지키고 산토끼를 잡으러 가야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기존의 관행을 깨기가 힘들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주택건설 사업에 연관되는 모든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난다면 대구경북 경제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란 확신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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