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교통사고 13세 미만 아동 피해자 판례 분석해보니…

"민식이법 가중처벌 우려 상황 많지 않을 것"
신호위반·횡단보도 주의 태만 등 운전자 과실이 명확한 30건 처벌
피해자 무단횡단 사고 무죄 인정…제한속도만 잘 지켜도 감형 받아

충남 아산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숨진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따 개정된 '민식이법' 시행을 하루 앞둔 24일 대구 시내 한 유치원 앞에서 어린이보호구역 도로 표식 정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충남 아산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숨진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따 개정된 '민식이법' 시행을 하루 앞둔 24일 대구 시내 한 유치원 앞에서 어린이보호구역 도로 표식 정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지난 달 25일부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되면서 운전자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법 시행을 앞둔 23일부터 최근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민식이법 개정을 촉구하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제한속도만 준수한다면 운전자들이 우려할만한 상황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적잖다. 판례를 보면 법원은 그동안 과실이 명확한 운전자를 처벌해왔고 무단 횡단 등 피해 아동의 과실이 드러날 경우 양형에서 이를 반영해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매일신문이 최근 1년간 전국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가운데 피해자가 13세 미만 아동인 판결문 32건(1심 기준·대구경북 7건 등)을 분석한 결과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사건이 가장 많았다.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사고는 모두 20건(62.5%)으로, 운전자의 적색 신호위반 과실과 운전자 주의의무 위반으로 발생한 사건이 각각 10건이었다.

횡단보도 사건 가운데 7건(35%)이 차량 우회전 시 횡단보도를 건너던 아동을 보지 못해 발생하는 등 대부분 운전자 과실이 명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사고에 따른 형량은 '금고형의 집행유예'가 17건(53.12%)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사망 사고 1건도 전과가 없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이 참작돼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밖에 벌금형이 12건(37.5%), 무죄 2건(6.25%), 징역형의 집행유예 1건(3.12%)이 뒤를 이었다.

법원은 ▷'피해자와 합의'(9회·중복 포함)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8회) ▷'피고인의 반성'(6회) ▷'제한속도 준수' 및 '피해자 과실도 인정'(각 4회) 등을 주된 감형 사유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죄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무단횡단 등으로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던 당시 상황과 피고인이 제한속도를 준수한 점이 인정을 받았다.

법조계는 '운전자들이 느끼는 극심한 불안감의 원인이 형평성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의'가 명확한 뺑소니 사망사고의 최대 법정형이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인데, '과실'로 발생한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도 벌금형 없이 최대 무기 또는 징역 3년 이상으로 처벌하는 건 과하다는 것이다.

대구 한 변호사는 "일반적인 과실에 의한 교통사망사고는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는데 그 대상이 어린이면 가중처벌하겠다는 건 형벌 비례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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