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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美 대화 요구 일축…이인영·성 김 "창의적 접근 검토"(종합)

'흥미로운 신호'에 金 "꿈보다 해몽"…성 김 '조건없는 대화' 촉구에도 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
바이든, 대북 제재 행정명령 취임 후 첫 연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며 북미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2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번에 천명한 대미 입장을 '흥미 있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고 발언하였다는 보도를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조선 속담에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다"며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아냥댔다.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는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미 비난 없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고조된 북미 대화 재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다. 방한 중인 성 김 미 대북 특별대표가 전날 김 위원장 발언에 주목한다며 "조건 없이 만나자"고 촉구한 데 대해서도 사실상 부정적 답변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무성 당국자가 아니라 김 부부장이 직접 선을 긋고 나섬에 따라 김 위원장의 의중을 대변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미 양국은 김 부부장의 선긋기에도 북한과 대화 분위기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성 김 특별대표를 만나 코로나19·식량 등 민생분야 협력과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방문 등을 언급하며 "능동적이고 창의적 접근으로 검토해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지금이 한국과 미국 모두에 중요한 시점이라는 데 동의한다"며 "대화 제안에 북한이 긍정적으로 답변해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의회에 송부한 통지문을 통해 대북 제재 행정명령의 효력을 1년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2008년 6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발동되거나 확대된 대북 제재 행정명령 6건이다. 북한과의 실용적 외교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북 제재가 그대로 유지될 것임을 재차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2일 "지난달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관련 실무 조율 단계에서 한국이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제교류 사업의 대북 제재 예외 인정을 요구했으나 미국이 거부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만난 것도 미국에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하기 위해서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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