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조국 장관 자진 사퇴' 결단 이끌어냈나

사의 수용 과정 핵심 인물…발표 당일 문 대통령과 회동, 최종 결정 영향 줬을 가능성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국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검찰개혁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조국 법무부 장관, 박주민 당 검찰개혁특위위원장.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국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검찰개혁 고위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조국 법무부 장관, 박주민 당 검찰개혁특위위원장.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의 결심이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14일 조 장관의 전격 사의와 관련, 기자들에게 언급한 내용이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다. 방점은 '조 장관이 사의를 청와대에 언제 전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동안 계속 그런 고민은 있어왔다는 말씀만 드리겠다"는 데 찍혀 있다.

조 장관 사의를 놓고 누가 핵심적 역할을 했는지에 이목이 쏠린다. 청와대가 조 장관 사퇴에 대한 여론의 거센 압박 속에서 '닥치고 검찰개혁' 속도전에 나서자 조 장관 퇴진설이 꿈틀거린 게 사실이다. 관심은 당정청 어느 쪽에서 총대를 맸느냐다.

강 정무수석이 조 장관 사의 표명 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급히 찾은 점으로 볼 때 당 측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친문(친문재인)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가운데 '조국 퇴진'은 당내에서 금기어나 다름없었다. 전날 열린 검찰개혁 당정청 회의에서도 조 장관 사퇴와 관련해선 전혀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주례회동을 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역할에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동안 민심을 가감없이 전하며 조 장관 퇴진 수순을 밟는 출구전략을 물밑에서 모색해왔던 만큼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 총리는 최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나 조 장관 거취를 논의하고 사퇴 쪽으로 깊이 있게 교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지난 7일엔 권노갑·정대철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원로 14명과 막걸리를 곁들인 만찬 회동을 하며 의견을 구했다. 이 자리에선 10명 가까이가 조국 사퇴 의견을 내놨고, 이 총리는 "알겠다"고 짤막하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선 조 장관 해임건의 의사를 묻는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훗날 저의 역할이 무엇이었던가는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혀 조 장관 해임에 대한 여러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다가 문 대통령 지지율이 41.4%로 대선 득표율을 밑돈 여론조사가 나온 이날 청와대 회동 자리를 빌어 해임 건의권(헌법 제87조)을 고리로 조 장관 사퇴를 '직언'했고, 문 대통령의 '결심'을 끌어낸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총리실 관계자는 매일신문 기자와 통화에서 "두 분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이 총리가 조 장관 문제를) 충분히 말씀 드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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