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이념·지역 배제론' 꺼낸 국민의힘 초선의원들 "영남 물럿거라"

차기 대선 승리 명목 지역 배제…TK의원 8명 동참 지역민 허탈
선거마다 호남에 감사 與 대조…"물에 바진 黨 건져줬더니" 비판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 압승으로 자신감을 되찾은 제1야당이 기력회복 후 일성(一聲)으로 '영남 배제론' 들고 나오자 그동안 국민의힘에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대구경북 시도민이 큰 박탈감에 휩싸이고 있다.

당의 지향을 중도로 전환한 것이 이번 재·보궐선거 승리의 핵심요인이고 차기 대선에서도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정치적 책임성이라는 정당정치 작동 원리를 감안할 때 원칙을 저버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 집권세력이 선거에서 승리할 때마다 텃밭인 호남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적극적으로 표명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치권에선 텃밭 민심이 돌아설 경우 차기 대선 공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연대와 협력을 통한 순차적 지지기반 확충이 정권교체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란 충고가 나오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오전 퇴임 기자회견에서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인 정당이 아니라 시대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 소속 국회의원 102명 가운데 55명(53.9%)이 영남(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대구경북에선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발언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 초선 의원들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초선의원 일동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는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진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한 영남지역은 당의 2선으로 물러나 있으라는 요구로 읽힌다.

설상가상, 이날 성명에는 강대식, 김승수, 김용판, 김영식, 김형동, 박형수, 윤두현, 양금희 등 대구경북 초선 의원 8명도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두현 의원은 "이번 재·보궐선거 승리는 여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에 따른 것이고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선 당의 지속적인 혁신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에 동의한 것이지 특정지역 배제에 뜻을 같이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선 누워서 침을 뱉은 격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해 4·15 총선은 수도권 출신인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간판으로 내세워 치렀는데 참패하지 않았느냐"며 "물에 빠진 당을 건져 준 영남에 대한 푸대접도 서러운데 지역 의원들까지 표를 준 유권자들을 무시하면 답이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텃밭 민심이 돌아서면 차기 대선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이 영남 출신 후보를 내세워 영남 갈라치기를 시도할 경우 대응이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권탈환을 위해 당이 고육지책을 사용해야 한다면 차기 당 대표가 지역을 방문해 양해를 구하고 중도층 공략에 나서는 것이 순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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