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인연' 강조한 윤석열…TK 정치권, 품을 수 있나?

"검사 시절 따뜻한 고향"…범보수권 대권 주자 급부상, TK 민심 얻어야 든든한 날개
MB·朴 구속시킨 장본인 발목…강경 보수층 지지 물음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전격 사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범 보수권의 강력한 대권 주자로 떠오르면서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 정치권이 윤 전 총장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반문(文) 정서가 강한 TK가 현재 가장 두드러진 반문 주자인 윤 전 총장을 품을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적폐청산의 칼'로 활약하며 보수정당 출신 대통령을 두 명이나 구속시킨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이들을 지지하는 강경 보수 세력의 민심을 잡을 수 있을지에는 아직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일 지방검찰청 순회 일정의 마지막 순서로 대구고검과 지검을 찾아 작심한듯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맹비난을 쏟아냈다. 그리고 다음날인 4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검찰총장으로서 사실상 마지막이 된 공식 일정을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보낸 셈이다.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이 범 보수권을 통해 정계에 진입할 것이 유력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름 아닌 대구에서 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강경한 발언을 했다는 점이 주된 근거다. 윤 전 총장이 대구를 찾은 날 대구고검과 지검이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뤄 마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더한다.

윤 전 총장도 이런 점을 인식한 듯 TK에 대한 각별한 애정 표시를 하기도 했다. 이날 대구와의 인연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27년 전 늦깎이 검사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초임지이자, 어려웠던 시기 1년 간 따뜻하게 품어줬던 고향"이라고 밝힌 것이다.

실제로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범 보수권의 대권 주자로 나선다면 TK는 그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 될 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TK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서울 출신으로 충청에 연고가 있는 윤 전 총장이 굳이 TK에 '고향'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인 점은 의미심장하다"면서 "보수 대권주자로 올라섰을 때 서울과 충청에 이어 TK 민심을 얻어낸다면 다가올 대선의 지지기반으로 삼아 날개를 달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3일 대구지검, 고검을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일대가 지지자, 반대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허현정 기자 3일 대구지검, 고검을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일대가 지지자, 반대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허현정 기자

그러나 그가 TK출신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구속시킨 장본인이란 점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예측도 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이 온 대구지검에는 전직 대통령의 구속을 문제삼는 강경 보수층이 운집해 지지자들과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은 굳이 분류하자면 '원칙적 보수주의자'에 가깝고, 이 부분에 이끌린 보수층의 지지세가 결집할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아직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는 TK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다면 강경 보수층을 사로잡기까지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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