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친문 진영이 꺼낸 개헌론, 내년 대선 이후 논의해야 적절

더불어민주당 친문 진영에서 '2032년 대선·총선 동시 실시' '대선 결선투표 도입' 등을 담은 개헌론을 지피고 있다. 현행 헌법에는 선언적으로만 규정돼 있는 '토지공개념'을 '토지공개념 3법'(택지소유상한법, 토지초과이득세법, 개발이익환수법)으로 구체화한 안도 담고 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 중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개헌 지지 입장이고, 여권 주자 중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개헌론을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이 지사의 독주를 흔들려는 전략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이 지사가 '기본소득'으로 판세를 주도하는 만큼, 이에 맞설 만한 거대 담론으로 기류를 바꾸고자 한다는 것이다.

친문 진영과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의 의도를 알 수는 없으나 '개헌론'을 외면할 일은 아니다. 현행 헌법은 34년 전인 1987년 개정 및 공포되었다. 1987년 이후 우리나라는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당시 만든 헌법이 그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면이 많다. 특히 권력구조와 분권, 국민 기본권 등은 오래전부터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런 만큼 개헌에 대한 열린 토론과 협의는 시대적 요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개헌론'이 대선 정국에서 문재인 정권의 모든 과오를 삼키는 '블랙홀'이 된다면 '개헌'은 미래를 설계하는 '작업'이 아니라 '정치공학'으로 전락한다. 개헌론을 통해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토지공개념 3법' 같은 그럴듯한 용어로 호도하거나, 서민 일자리를 철저히 파괴해 놓고 복지나 기본권 같은 말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헌법은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주기와 맞물려 있기에 현실적으로 2032년부터나 적용 가능하다. 내년 대선을 치르고, 차기 대통령 임기 상반기 중에 개헌 논의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 '개헌'은 시대적 요구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시점에 개헌론을 들고나와 시대적 요구를 '정치셈'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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