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TK도 제2의 이준석을

정욱진 정치부장. 정욱진 정치부장.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제1야당 대표가 탄생했다. '0선 30대 원외 인사'라는 꼬리표를 달고도 이준석 당 대표가 당당하게 주요 정당의 리더가 됐다.

이처럼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우선 2030세대가 정치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라는 20대와 30대 유권자들은 그간 정치권의 주변부, 관전자에 머물렀지만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계기로 우리 정치 태풍의 핵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지난 4·7 재·보궐선거로 표출된 2030세대의 정치 변화 열망이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도 그대로 확인됐다"면서 "진보와 보수를 넘어 2030세대는 내년 대통령선거에서도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준석 열풍'은 국민의힘을 노크하는 젊은 당원들을 양산해 내고 있다. 전당대회 국면이 본격화된 지난달 중순 이후 국민의힘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에 온라인 가입을 신청한 20대와 30대 당원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대구시당의 경우 하루 평균 4, 5건가량이던 젊은 층의 온라인 당원 가입이 이준석 돌풍이 본격화된 이후 평균 30건 이상 접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도당도 하루 평균 10여 건가량이던 온라인 당원 가입자 수가 50여 건까지 늘었다. 평균적으로 경북은 5배, 대구는 8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준석 현상은 대구경북에도 '변화'라는 화두를 던진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 같은 시대적 부름에 우리도 '혁신'이라는 답을 내놔야 한다.

얼마 전 만난 A는 "내년엔 저도 만 40입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의 한 기초 자치단체장에 출마할 예정이다. 마흔 살이 된다고 힘을 주는 연유가 궁금했다.

그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낙천의 고배를 마셨다. 당시 36세 약관의 나이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가장 큰 짐이 됐었다고 했다. "너무 젊다" "아직 어린애다" "단체장 하기엔 경륜이 부족하다"는 말이 끝내 A의 발목을 잡았단다.

A는 대학 졸업 직후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활동하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국회, 지방의회 등에서 정치 경험을 10년이나 쌓았는데, 지금도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걱정을 늘어놓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며 "지역 발전이나 민의를 잘 대변할 수 있느냐, 지역 정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인물로 적합하냐 등으로 평가하는 정치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털어놨다.

A가 처한 상황은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대표에게 쏟아졌던 '장유유서' 논란과도 오버랩되는 부분이다.

국회의원 경험도 없는 36세 당 대표의 등장에 중앙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신물 난 기성 정치권에 대한 경고'라고 여기며, 정치권의 세대교체와 변화에 주목한다.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의 이번 전당대회가 보여준 민심은 '혁신'이고, 그 혁신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전직 국회의원은 "시대도, 정치도 변한다. 변하는 민심을 거슬러서는 정치권의 변방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한다. 그간의 고루한 행태를 뒤엎고, 지역에 혁신을 가져올 정치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지역도 화답을 해야 한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언제까지 '장유유서'만 고집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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