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청년이 우리에게 묻는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대표실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13일 오전 따릉이를 타고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대표실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평소에도 따릉이를 애용했으며, 당 대표 차량은 있으나 운전기사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김교영 편집국 부국장 김교영 편집국 부국장

청년이 묻는다. 삶은 왜 이렇게 무겁냐고. 청년의 체감실업률은 25%를 넘는다. 고군분투 얻은 일자리는 저임금 비정규직. 그나마도 감지덕지다. 청년 10명 중 4명은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에 산다. '월세-전세-자가'의 주거 사다리는 걷어차였다. 집이 아닌, 방에서 방으로 떠돈다. 주식과 코인의 구원을 바라며.

격차사회는 청년을 암울하게 한다. '개천 용'은 현실이 아니다. '인간극장' 주인공이다. 금수저 청년들에겐 '엄마, 아빠 찬스'가 있다. 일류 대학, 좋은 직장 얻기가 유리하다. 부모 도움으로 집도 마련한다. 흙수저들은 땅바닥에서 삽질해야 한다. 아르바이트와 학자금 대출로 겨우 대학을 마친다. 빚을 안고 공무원시험에 매달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은 촛불 혁명의 정신'이라 했다. 청년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조국·추미애 사태는 희망마저 앗아갔다. 문재인 정부와 586 정치인들의 위선은 청년을 분노하게 했다. 자립할 기회가 없다. 노력의 대가는 난망이다. 청년을 '영끌' '빚투'로 내몬 것은 국가와 기성세대다. 생존을 위한 삶은 처참하다. "이곳에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단테의 '신곡' 중에서)

혹자는 청년세대를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고 한다. 왜 그렇게 '돈, 돈, 돈' 하냐는 것이다. 주식·코인 투자에 올인하는 청년들. 기성세대는 이를 '호기심 반, 우려 반'으로 바라본다. 청년은 '노동으로 내 삶을 책임질 수 없다'는 불안에 시달린다. 기성세대는 '열심히 일해서 내 집 마련한 시대'를 살아왔다. 청년세대는 그게 불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세대 차이가 아니라, 시대 격차다.

청년이 묻는다. 희망은 무엇이냐고. '취직-결혼-출산'의 기존 인생 매뉴얼은 작동 정지다. 국가와 기성세대는 다그친다. 일자리와 집도 없는데, 결혼하라고. 아기를 낳아 애국하라고. 우리는 답해야 한다. 주거 불안을 없애겠다고. 정당한 대우 받는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왜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 없냐'고 몰아붙인다. 청년이 되묻는다. 우리가 정치에 무관심한 게 아니라고. 정치가 청년에 무관심하다고. 그러면, 정치에 직접 참여하라고 한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다. 정치 시스템은 청년을 '선수'로 키워 주지 않는다. 물적 자산이 취약해 정당 공천을 받기 어렵다. '관중'에 만족하란다. 선거철 연설대에 '병풍'으로 서란다.

자공이 공자에게 묻는다. "사부님, 정치란 무엇입니까?" 공자가 답한다.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대를 충분히 하고,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이다." 공자는 특히 '백성의 믿음'을 으뜸으로 여겼다.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존립하기 어렵다는 뜻.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정치가 민생에 무능하다.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삶의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 청년은 불평등·불공정에 분노한다. 한국은 초압축 성장을 했다. 산업화, 민주화를 거치면서 평등·공정에 대한 요구 수준은 높아졌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는 태생적으로 '선진 국민'이다. 이전 세대와 다르다. 기술·문화 강국에서 성장했다. 다른 나라에 대한 열등감이 없다. 당당하게 '미국과 중국에 NO'라고 말할 수 있는 정치를 원한다.

국민의힘 당 대표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선됐다. '1985년생 이준석'은 세대교체 상징이다. 청년이 역사의 주체로 나선 결과다. '꼰대 문화'에 젖은 한국 정치에 새바람을 기대한다. 새로운 30년이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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