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靑 특별감찰관 4년 공석, 국회 아닌 대통령 의지 탓 아닌가

대통령의 4촌 이내 친인척과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비위를 상시 감찰하는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4년째 공석이다. 그 이유에 대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으려 한 것이 아니라 국회가 여야 협의를 통해 3명을 추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17일 방송에 나와 "대통령이 지금까지 특별감찰관을 '국회가 추천해 달라' '양당이 협의해 달라'고 한 게 4번이나 있었다"며 "대통령이 (임명) 의지가 없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작년 8월 국회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6년 9월 국정 농단 사태 당시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퇴에 따른 '특별감찰관 결원 발생' 통지 이후 한 차례도 후보자를 추천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하지 않았다. 국회사무처는 답변서에서 "후보자 추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됐고, 21대 국회가 개원하고서도 문 대통령에게서 요청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 수석의 말대로 문 대통령은 말로는 요청을 여러 차례 했다. 취임 직후 보도 자료를 통해 "공석 중인 특별감찰관의 임명 의사를 천명하고 국회에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2017년과 2018년 여야 원내대표 초청 행사에서도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구두로 요청했다. 그뿐이었다. 공식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다.

특별감찰관 임명 의지가 없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여당의 행태는 그런 의심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당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후보자 추천에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서 후보 추천은 무산됐다. 문 대통령의 뜻이 확고했다면 민주당이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사실들에 비춰 이 수석의 말은 거짓말까지는 아니어도 사실의 심각한 왜곡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대(對)국회 요청은 말이 아니라 문서로 진행돼야 한다. 문서 요청이 없었다는 것은 결국 문 대통령이 의지가 없었다는 소리다. 그런데도 이 수석은 국회 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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