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 ‘실패한 대통령’의 헛된 정권 연장 욕심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나라를 흥하게 하는 흥국(興國)의 주역(主役)이 있으면 나라를 망하게 하는 망국(亡國)의 주범(主犯)도 있다. 패망한 조선에도 세 명의 망국 주범이 있다. 고종과 민비, 흥선대원군이다.

대원군이 되기 전 흥선군은 풍수가로부터 2대에 걸쳐 천자(天子)가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아버지 묘를 충청도 예산 가야산 아래로 옮겼다. 그의 아들 고종, 손자 순종 2대에 걸쳐 천자가 나왔지만 조선은 망하고 말았다. 이대천자지지(二代天子之地)는 2대에 걸쳐 천자가 나오지만 2대를 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나라가 망해도 좋으니 자식을 무조건 임금 자리에 올려 놓고 보자는 흥선군의 욕심에 조선 패망은 예정된 일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묘(墓) 얘기가 나온 김에 노무현 전 대통령 묘로 화제를 옮겨 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4년 전인 2017년 5월 노 전 대통령 묘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반드시 성공(成功)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했다.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지금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에게 약속한 '성공한 대통령'이 됐나.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묘를 떳떳하게 찾을 수 있을까. 불현듯 이문열의 소설 제목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가 떠오른다.

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을 제외하고는 자화자찬을 늘어놨지만 목불인견(目不忍見)이었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자처했으나 국민 눈에는 실패(失敗)한 대통령일 뿐이다. 참패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30% 아래로 추락한 지지율, 정권 재창출보다 정권 교체 여론이 훨씬 높은 것이 이를 입증(立證)하고도 남는다.

부동산 대책을 25차례나 쏟아냈지만 집값은 폭등했고, 세금은 늘었다. 족보에도 없는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여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고 일자리 정책은 참사 수준의 결과를 낳았다. 탈원전 정책으로 나라의 미래 먹을거리를 망가뜨렸다. 상대방에겐 엄격한 공정 잣대를 들이대더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자기편의 부정엔 눈을 감았다. 대북 정책은 북한의 핵 개발 시간만 벌어 주며 좌초했고, 친중(親中)과 반미·반일 외교안보 행보로 나라 안위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코로나19 방역마저 백신을 제때 확보 못 해 나라를 아프리카 국가 수준으로 추락시켰다.

성과라고는 뭣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이루지 못한 것에 마지막 승부를 걸 것이다. 퇴임 후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정권 연장에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퇴임 이후를 생각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그나마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지사를 통해서든, 다른 친문 주자를 통해서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문 대통령이 온갖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크다. 나랏돈을 동원한 선심성 현금 살포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국책 사업들을 통해 여당 주자를 밀어 주려 할 것이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능가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참담한 국정 실패 탓에 국민은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큰 저지레나 하지 않고 임기를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권 연장을 도모하려고 무리한 일을 벌여 국가 재정이나 나라에 누를 끼치는 것을 국민은 저어하고 있다. 조선을 망국으로 몰고 간 흥선대원군의 이대천자지지를 문 대통령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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