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대구경북 RIS 탈락, 서글픈 지역의 처지

김상동 경북도립대학교 총장

김상동 경북도립대 총장 김상동 경북도립대 총장

과연 우리나라에서 대구경북은 어떤 의미인가? 최근 들어 이 질문이 이렇게 낯설게 다가온 적이 없다.

누구는 이렇게 얘기하곤 한다. 국가가 어려울 때 나라를 구한 곳이 대구경북이었다고. 6·25전쟁 당시 최후 방어선이 낙동강이었고, 국가 외환위기(IMF) 당시 금 모으기 운동으로 금융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정신적 및 실체적 운동을 보여 준 곳이라고. 다른 사례는 더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 대구경북은 어떤 존재인가?

필자는 최근 교육부와 연구재단의 올해 '지자체-대학 협력기반사업(RIS)'에 경북대-대구대 컨소시엄이 탈락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안타까움을 넘어 지역의 대학 교육을 담당하는 총장으로서 대구경북의 대학 중심 지역 혁신 체제 구축 처지가 서글퍼진다. 이번에 발표한 RIS사업 선정 평가는 큰 문제가 있어 보인다.

RIS사업은 지난해 교육부가 대학-지역 간 협업 체계 구축을 통해 대학의 지역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자 마련했다. 대학들이 핵심 분야와 연계해 교육 체계를 개편하고 지역 기업, 연구소, 테크노파크,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다양한 지역 혁신기관과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지원한다. 국고 1천80억 원 등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사업은 필자가 경북대학교 총장 시절 대구시장과 경상북도지사에게 대학을 중심으로 한 대구경북의 혁신적 발전에 대한 아이디어를 말한 것이 첫 모델이었다. 그것은 대경혁신인재양성프로젝트(휴스타)로 실현됐고, 현 정부의 RIS사업으로 발전한 것이다.

2019년 전국에서 대구경북이 최초로 시도한 휴스타 사업은 당시 그야말로 혁신적인 시도였다. 국비 지원 없이 대구시가 418억 원, 경상북도가 19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지방정부의 강한 의지도 보였다. 지방정부가 주도해 지역 대학, 연구·지원기관, 지역 기업이 함께 기업 수요에 맞는 혁신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 인재가 지역에 정착해 기업의 성장을 주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도입한 것이었다.

더욱이 2019년 10월 개강한 휴스타 혁신 아카데미 1기는 최근 로봇, 의료,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49명이 지역 기업 등에 취업하는 등 80% 수준의 높은 취업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지역 기업 맞춤형 교육을 받은 휴스타 혁신 인재를 채용하고자 사업에 신규 참여하려는 기업들의 문의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대구경북이 선도적 역할을 하는 RIS사업인데, 이번 선정 평가에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새 캠퍼스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에 초점을 맞춘 충남대전세종 지역 사업이 왜 선정됐는가? 학령인구 감소에 대처해 버추얼 기반 대학으로서 지역 산업을 위해 인재 육성을 하겠다는 대구경북의 계획이 왜 탈락했는가?

대구경북권 대학의 계획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계획이었다. 과연 대구경북 지역의 탈락은 무슨 의미인가? 학습 수요자가 모자라 공간이 남아도는 현 상황에서 새 캠퍼스를 짓겠다는 계획은 무의미하다.

지난해 탈락은 그렇다고 치자. 경북대는 코로나19 방역 전쟁 속에서 생활관을 기꺼이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한 원조 대학이라는 책임으로 신청했고 결국 전남대, 경상대, 충북대에 고배를 마셨다.

그건 타 지역에 비해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만큼 여유가 없었다고 위로하자. 그러나 올해의 탈락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올해 경북대 계획은 참으로 훌륭했다.

적어도 올해 충남대전세종과 대구경북은 동시에 선정됐어야 한다. 지난해 충북이 선정된 마당에 충남대전세종이 올해 기어이 선정돼야 하는가?

정부는 그토록 균형발전을 바란다고 하면서, 대구경북의 계획이 교육부의 추진 방향인 학령인구 감소에 충분히 대응했음에도 결국 버림받은 것이다.

RIS사업은 대학을 통한 지역 혁신이다. 510만 인구가 사는 대구경북은 대학을 매개로 한 지역 혁신 사업의 이니셔티브를 잃어버렸다. 나라를 위한 그 많은 노력으로 헌신해 온 대구경북 시도민은 어떤 말로 위로를 받을 것인가?

이제는 우리 스스로 답해야 한다. 어느 지역도 대구경북의 절박함과 미래 준비의 의미를 모른다고. 그렇기에 대구경북의 혁신은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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