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노력하는 천재

박소현 피아니스트 박소현 피아니스트

요즘 각종 매체들을 접하다 보면 '천재'라는 단어가 자주, 그리고 꽤 많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요리천재, 공부천재, 연기천재 등 각 분야에 '천재'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이 유행인마냥 여기저기 쓰이고 그런 말에 환호하고 동경하는 우리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천재(天才)'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 혹은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하늘이 내려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는 없으나 확실한 것은 '천재'가 가진 대단한 재능의 희소성에 비해 그 말이 너무 쉽게 쓰여진단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대상을 높이 평가하고 치켜세워주기 위해 선택한 단어겠지만, 그 이면에는 노력보단 타고난 재능을 더 높이 평가하고 대단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다 생각되는 분야에서 쓰임이 두드러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런 천재 마케팅이 요란해질수록 노력의 가치가 빛바래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가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천재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인물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각고의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더더욱 천재라는 말을 칭찬으로만 쓰기엔 조심스러워진다.

서양 음악사에서 대표적인 천재로 거론되는 인물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를 들 수 있다. 그가 남긴 보석같은 작품들이 천재성을 입증해주는 것 외에도, 3살에 이미 클라비어(피아노의 전신인 악기)를 연주하고 작곡을 시작했다는 이야기, 교황청이 유출을 금지한 성가곡 '미제레레'를 한 번만 듣고(실제로는 몇 번 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필사를 했다는 에피소드와 심지어 35세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것까지 '천재는 단명한다'라는 이미지에 영향을 준 것을 보면 그는 명실상부한 '천재' 음악가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런 모차르트조차 그의 편지글에서 "사람들은 나를 천재라고만 생각하는데 나처럼 연습과 노력을 많이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푸념을 늘어놓기도 한 것을 알게 된다면 결국 노력 없는 천재는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에디슨의 명언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누군가 "그 1%의 재능은 아무나 가지는 것이냐"라고 되물을 수는 있겠지만 그 논란은 우선 뒤로하고, 천재 역시 뼈를 깎는 노력이 바탕이 되어 그 잠재력이 폭발했을 때 나타난다는 것을 잘 설명해주는 말이라 생각이 된다.

천재라는 타이틀에 가려 노력하는 것을 평가절하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천재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거장들도 엄청난 노력을 통해 그 반열에 오른 것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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