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신 수급이 문제지 접종 속도가 문제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한 오찬에서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대한 불안보다는 우리가 갖고 있는 백신을 적시에 속도감 있게 접종하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2월 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세계 104번째 출발이었다. 접종 시작 두 달이 다 된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은 22일 0시 기준, 190만3천767명으로 전체 국민의 3.6%다. 근래에는 하루 평균 전 국민의 0.15~0.25%가 접종하고 있다. 대통령 말대로 접종 속도가 안 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백신 접종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은 '백신 수급 문제 때문'이지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의료진의 게으름 혹은 국민들이 백신을 기피하기' 때문이 아니다.

비록 접종 시작은 늦었지만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빨리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이라고 국민들은 믿는다. 국내 의료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만큼 백신만 확보하면 신속하게 국민 70% 접종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의 경우 우리나라는 한 달에 1천만 명 이상을 맞힌다. 까다로운 코로나19 백신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하루 50만 명 이상 접종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하루에 몇만 명씩 찔끔찔끔 접종한다. 백신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백신을 확보했다"는 소리를 수도 없이 했다. "4천400만 명분을 확보했다" "7천900만 명분을 확보했다" "모더나 2천만 명분이 2분기부터 들어온다" "상반기에 1천45만 명분 도입 확정…" 등. 하지만 21일 현재까지 국내에 들어온 백신은 약 193만6천500명분으로 상반기 접종 목표(1천200만 명)의 16.1%에 불과하다. 확보했다는 그 많은 백신은 다 어디에 있는가?

그래 놓고 "수급 불안보다 속도감 있게 접종하지 못하는 게 더 문제"라고 한다. 지자체마다 모의 접종 훈련을 마친 게 언제인가. "접종은 안 하고 훈련만 하느냐"는 비판이 들리지 않나? 하다 하다 이제 늑장 접종마저 남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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