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sight] K방역 '백신' 난맥상의 재구성!

급속히 '안정' '회복' 찾아가는 백신 선진국
르완다 보다 낮은 K방역 모범국 백신 접종률
앞뒤 안맞는 자기모순적 K-백신의 자신감?
진정 국민이 믿을 건 '마스크 한 장' 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수도권과 부산 지역 유흥시설의 영업 금지 첫날인 12일 밤 서울 강남구 강남역 유흥가가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수도권과 부산 지역 유흥시설의 영업 금지 첫날인 12일 밤 서울 강남구 강남역 유흥가가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완화 첫날인 12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의 번화가인 소호 거리에서 시민들이 축배를 들며 파티를 즐기고 있다. 영국은 이날부터 코로나19 봉쇄 조처를 완화해 이발관·미장원 등 비필수 영업장이 문을 다시 열었다. 식당과 펍의 실외 영업도 허용됐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완화 첫날인 12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의 번화가인 소호 거리에서 시민들이 축배를 들며 파티를 즐기고 있다. 영국은 이날부터 코로나19 봉쇄 조처를 완화해 이발관·미장원 등 비필수 영업장이 문을 다시 열었다. 식당과 펍의 실외 영업도 허용됐다. 연합뉴스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 박사.사회복지사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 박사.사회복지사

코로나19 방역의 핵심은 역시 '백신'이었다.

요즘 미국 월가에서는 '골디락스(Goldilocks)'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되었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20여년 만의 호황이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특히 뉴욕·뉴저지 등의 주요 항만 화물 컨테이너 물동량이 평년보다 20% 안팎으로 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미국의 제조 공장들은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방역 대책에 헛점을 노출하면서 '세계 최강의 나라'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왕좌왕하던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빛보다 빠른 속도(워프 스피드)'로 백신 개발을 밀어붙이고, 뒤이어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도 전시물자법까지 동원해가며 백신 확보와 공급에 사활을 건 덕분이다.

얼마전부터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성인이면 누구나 백신을 맞을 자격이 주어졌고, 동네약국과 편의점, 영화관 등에서도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풍부한 코로나 백신을 확보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벌써 전 국민 백신 접종을 끝냈고, 영국도 국민의 73%가 항체를 형성했을 정도로 빠른 백신 접종을 자랑한다. 이스라엘은 군 부대에서 노마스크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영국은 닫혔던 술집과 식당이 문을 열면서 국민들이 환호하고 있다는 뉴스가 외신을 타고 전달되고 있다.

반면에 대한민국은 올해 2월 26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뒤 이번주 초까지 접종률이 2% 초반에 머물고 있다. 'K방역' 모범국(?) 대한민국이 아프리카 르완다보다도 낮은 세계 최하위 수준의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과 비아냥이 나올만 하다. 야권에서는 대통령에게 초기 백신 확보 지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국정조사를 제안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특별 방역점검 회의를 개최한 것은 당연하다. 비상상황에서는 비상한 대책이 나와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대통령의 말씀이 좀 이상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전 세계적 백신 생산 부족과 백신 생산국의 자국 우선주의로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대다수 나라가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단락됐다. 백신은 과학이다. K방역에 대한 높은 평가도 과학의 원칙을 철저하게 견지함으로써 얻어진 것"이라며 "11월 집단면역이라는 당초 목표 달성은 물론, 달성 시기를 목표보다 앞당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변이 바이러스용 개량 백신과 내년도 이후의 백신 확보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은 전 세계가 겪는 일반적 현상이고, 우리나라의 백신 수급 정책 및 K방역은 '성공적'이라고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자평하고 있는 셈이다.

특수·보건교사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이 시작된 13일 오전 의료진이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에서 백신을 주사기에 분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보건교사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이 시작된 13일 오전 의료진이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에서 백신을 주사기에 분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대통령의 말씀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자기모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특히 국내 백신 생산 기반을 확보한 것은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을 타개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6월부터 노바백스 백신 완제품이 출시되고 3분기까지 2천만 회분이 국민에게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2월 '코로나19 백신 추가 계약으로 상반기 공급 불확실성 해소'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2분기부터 노바백스 2천만 명분(4천만 회분)을 도입한다고 했다. '2천만'이라는 숫자는 같지만 '명분(1명이 2회 접종)'이 '회분'으로 바뀌었다. '꼼수'의 냄새를 풍긴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을 직설적으로 풀이하면 '3분기(7~9월)에도 계약 물량의 절반만 들어와 상반기 내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도입·접종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한다.

정부는 혈전증 부작용 문제로 중단했던 AZ(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12일부터 재개했다. 그러면서 30세 미만은 '접종으로 얻는 이득이 접종 후 위험 부담보다 크지 않다'는 이유로 AZ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AZ 백신으로 1차 접종을 한 30세 미만 13만5천여 명에 대해서는 "1차 접종 후 희소 혈전증 관련 부작용이 없었다면 2차 접종도 AZ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했다. AZ 1차 접종에서 부작용이 없었다고 2차 접종 또한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코로나19로부터 목숨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백신을 맞아야 하는 블랙 코미디 같은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백신 접종, 중단 모두 국민 건강이 최우선 목표이다. 단순히 접종률을 높이는 것보다 이미 AZ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전수 조사해서 혈전 사례를 파악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어쨌든 올해 2분기(4~6월) AZ 백신 접종이 예정되었던 30세 미만 64만 명에 대한 접종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한 우리나라가 올해 2분기 중 600만 명분 물량을 공급받기로 한 얀센 백신에서도 일부 혈전 생성 부작용이 보고 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조지아 등에서는 얀센 백신 접종자 중에서 현기증과 빠른 호흡, 발한, 흉통, 복통 따위의 부작용이 속출해 접종을 중단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외신은 유럽연합(EU)이 2022년과 2023년에 사용할 (구체적으로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화이자 백신' 18억회 분을 추가 구매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화이자 백신'을 EU 27개국 4억5천만명에게 2년간 맞힐 수 있는 물량이다. '안전한 백신 확보'에 국가의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대한민국은 올해 2월 화이자 측에서 "구매 물량을 더 늘리면 더 많은 백신을 더 빨리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가)'거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래도 "뭐가 잘못됐냐?"는 것이 문재인 정권의 태도이다.

문재인 정권은 지난달 15일 첫 2분기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가, 이달 2일 일부 직군의 접종 계획을 앞당긴다면서 수정 계획을 발표했고, 7일에는 AZ 혈전 문제로 60세 미만 접종을 한시 중단했다. 11일에는 30대 이상 접종 재개를 결정했다. 정부는 이제 또 5차 2분기 수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향후 얼마나 더 수정될 지 예측조차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들을 향해 "11월 집단면역이라는 당초 목표 달성은 물론……"이라고 자신감을 보인다. 대체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 비대면 브리핑에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장)과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참석한 가운데 답변 순서를 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 비대면 브리핑에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장)과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참석한 가운데 답변 순서를 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1월 "백신 접종과 관련해선 질병관리청장이 전권(全權)을 가지고 전 부처를 지휘하라"고 했다. 당시 질병관리청이 모든 정부 부처를 총괄적으로 지휘한다는 것이 현실적인가에 대해 회의론이 일었다. 전문성은 질병관리청이 '최고'일 수 있지만, 현실적 행정조직 체계상 '실질적 파워'를 행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였다.

대통령의 '말씀'을 가장 먼저 깨트린 사람은 '대통령 자신'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 전권' 발언이 나온지 5일 뒤인 1월 20일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방문, "2천만 명분 백신을 추가 확보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기자들의 빗발치는 문의에 뒤늦게 "노바백스에서 백신 기술을 도입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그 뒤에도 백신 추가 도입 소식은 정세균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들이 먼저 발표했고, 질병관리청은 뒷북을 쳤다. 접종 중단된 AZ 접종 재개 방침을 발표한 것도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다.

교육부도 지난달 18일 "고3 학생에게 7월 여름방학에 백신을 맞추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미리 발표했고, 질병관리청은 이달 2일에 되어서야 "고3 학생들이 2분기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된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은 이달 2일 질병관리청을 향해 '결정적 한방'을 또 날렸다. '코로나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출범시킨 '범정부 백신 도입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아닌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을 임명했다.

'백신 난맥상'은 '문재인 정권의 K방역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이런 문재인 정권의 K방역을 '마냥' 신뢰하고 따를 지는 국민 개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할 판이다. '정부를 신뢰하고 K방역의 우수성에 긍지를 가져라'는 권고를 할 자신은 없다. 진정 우리 국민들이 믿고 의지할 것은 '마스크 한 장'인가라는 자조감이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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