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빅데이터를 통한 전략적 포지셔닝

최현정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학예실장 최현정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학예실장

지난해 7월 국제박물관협의회가 내놓은 '박물관, 박물관 근무자 및 COVID-19'라는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 4~5월 박물관에 대한 공공 및 개인의 펀딩(재정지원)이 40% 이상 줄었고 운영프로그램은 80% 감소했다. 인력마저 30% 감축됐다.

박물관·미술관에도 과제가 생겼다. 기존의 수동적 자세를 탈피하고 능동적인 마케팅에 나서야할 때가 된 것이다. 재정자립도와 관람객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공공성은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중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만 한다.

타 기관과의 차별성, 관람객의 타깃팅, 어떤 점을 마케팅 활동으로 강조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여 박물관의 포지셔닝을 결정하고 이미지와 가치를 브랜드화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수적인 때가 된 것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박물관·미술관은 여러 대상을 수집, 보존해 대중에게 전시하기 위한 장소로 인식되어 왔다. 지금까지는 관람객의 성별, 연령별, 계층별 문화 수용능력의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서비스 제공이 박물관에 대한 접근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나 최근에는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빅데이터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2012년 미국 댈러스미술관은 관람객의 다양한 참여와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Dallas Museum of Art Friends'(프렌즈 프로그램)를 운영했다. 이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성공 사례로 미국 덴버미술관, LA카운티미술관, 미니아폴리스미술관, 그리고 2015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도 동참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은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협업하여 디지털기기(오디오 가이드, 전시 앱) 등을 활용, 관람객의 동선과 패턴을 수집·분석해 전시의 효율적 구성에 적용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2012~2016년 블로그·SNS 등에 기재된 미술관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전시장 내 작품 촬영 확대, 야간 개장 등의 변화가 있었고 2020년 사비나미술관에서는 윤동주 작품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추출된 시어를 예술가들과 협업한 '빅데이터가 사랑한 한글' 전을 기획했다.

정부도 보폭을 맞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발표한 박물관·미술관 진흥 중장기 계획을 보면 관람 목적, 빈도 등 관람 패턴의 심층적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고 2023년까지 박물관·미술관을 1천31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대중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예산·인력 낭비일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근래 들어 나타나고 있는 변화의 움직임은 고무적인 성과다. 박물관·미술관의 다양성과 창조적 공간으로서의 상생을 위한 변화임을 인식하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해주길 기대한다.

최현정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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