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은 비핵화 의지’ 대통령의 착각 재확인한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과 계획을 밝혔다. 민심이 정권을 떠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국정 운영 방향의 대대적 전환 의지 표명이 기대됐으나 문 대통령의 인식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특단의 공급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이 그나마 주목할 만했다. 그 외에 북핵이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등 우리 사회 최대의 관심사이자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법은 국민의 평균적인 인식과 거리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이 최근 밝힌 핵 무력 증강 계획과 관련,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가 성공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원인과 결과를 뒤바꿨다. 북핵 때문에 평화 체제가 안 되고 있는 것이지 평화 체제가 안 돼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평화와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현실은 그런 '생각'과 정반대다. 의지는 행동으로 입증돼야 한다.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 오히려 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핵 무력을 더욱 증강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무슨 근거로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대한 시각도 비상식적이다. 윤석열 총장에 대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며 검찰총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고, 검찰의 원전 수사가 "정치적 목적의 수사"가 아니라고 한 것은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일방적 매도(罵倒)에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윤 총장 직무 배제 및 징계를 '민주주의의 일반적 과정'이라고 한 것은 사실 왜곡이다. 그것은 '살아 있는 권력' 수사를 막으려는 법치와 민주주의 교란이었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 징계를 재가함으로써 이에 가세했다. 그 책임은 가볍지 않다. 최종 책임자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사과 아니면 최소한 유감이라도 표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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