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적 거리두기 엇박자 낸 중대본과 대구시, 시민은 열불 난다

대구시와 경주시가 18일부터 적용키로 했던 식당·카페·노래연습장·실내스포츠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완화 조치를 하루 만에, 그것도 시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철회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자영업자분들께 혼란과 상심을 드려 죄송하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까지 했다. 대구시와 경주시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려 했다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강력한 어필을 받고 한발 물러서면서 빚어진 해프닝이다.

현행 지침상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이전까지는 지방자치단체별 결정이 가능하다. 대구시와 경주시는 역내 확진자 발생 및 경제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결정을 내렸다고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별 사회적 거리두기 차등 적용에 따른 '풍선 효과'와 '형평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시와 경주시의 이번 발표는 성급했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한 중대본의 분위기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중대본도 잘한 것은 없다. 중대본은 17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사전 협의 없이 대구시 차원에서 의사결정한 문제들에 대해 중대본에서도 다수의 문제들이 지적됐다"며 특정 지자체에 대한 공개 비판마저 서슴지 않았다. 대구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발표를 놓고 '주의'니 '유감'이니 하는 등의 표현까지 동원해 가며 망신을 준 중대본의 자세에서 오만함이 느껴진다. 지자체를 하급 기관으로 생각하는 중앙집권적 사고를 갖지 않고서는 이런 태도를 보일 수 없다.

양측의 주장에 온도 차가 있긴 해도 소통과 협력이 부족했다는 사실은 부인키 어렵다. 방역의 두 컨트롤타워인 정부와 지자체가 상대방 탓을 해가며 엇박자를 내고 있으니 시민들로서는 이보다 더 열불 터지는 일이 없다. 이래서는 국민들이 누구를 믿고 방역 전쟁을 치를 수 있을 것이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고통을 감내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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