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이 우리 국민 사살하고 불태울 때 ‘종전선언’ 촉구한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뉴딜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 참석, 연설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뉴딜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 참석, 연설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군이 실종된 우리 공무원을 사살한 뒤 시신을 불태운 만행을 저질렀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이 얼마나 어리석은 소망적 사고의 발로인지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야만성이다. 김씨 3대 세습 유일 체제가 온존하는 한 북한은 절대로 '보통국가'가 될 수 없음을 이번 사건은 재확인해 준다.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를 북한군 초병이 조준 사격으로 살해한 사건이 잘 말해 주지 않는가. 그래서 어떤 측면에서는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한 문 정권의 대응 방식은 그렇지 않다. 놀라움을 넘어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군 당국은 공무원이 총을 맞고 시신이 불태워진 22일 그런 정황을 파악하고도 6시간 동안 지켜보기만 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북한 측 해역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공무원을 사살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궁색한 변명이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 외부 유입 저지를 위해 북한과 중국 국경 1㎞ 이내로 접근하는 사람은 무조건 사살하라는 명령을 이미 지난달 북한군에 내렸다. 이는 남쪽에서 북한 국경에 접근하는 사람에게도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 정말로 예상을 못했다면 무능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피살 소식이 '종전선언'을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의 23일 유엔총회 화상 연설 이후 알려진 것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이 판국에 무슨 종전선언이냐'는 세계 여론의 비웃음을 막으려고 피살 사실을 알고도 연설을 강행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야당이 제기하는 의문도 바로 이것이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21일 실종된 공무원이 피살된 사실이 23일 대통령의 유엔 연설 이후 알려졌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했다.

그렇지 않다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연설문을 수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17일에 이미 연설 녹화 영상을 유엔에 보내 수정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는데 믿기 어렵다. 사정이 무엇이든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연설은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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