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전망] 통합당에도 감동 이벤트가 필요하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정암 서울지사장 최정암 서울지사장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던 새천년민주당. 이인제의 독주로 인해 후보 선출 전당대회가 주목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당 지도부는 국민경선 방식으로 바꾸고, 권역별 투표제를 도입했다. 권역을 순회하며 대권 후보들의 정견 발표가 이어지고, 경선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

그동안 국민들에게 과포장됐던 후보와 숨겨진 장기가 드러나던 후보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결국 첫 경선지 제주에서 바람을 일으킨 노무현이 다수 예상을 깨고 당 후보가 됐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당 지도부의 국민경선 결정이 없었다면 '대통령 노무현'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벤트의 승리였다.

TV조선이 바람을 일으킨 '미스터트롯'도 TOP7을 선발하는 과정에 국민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흥행이 가능했다. 단계별 통과 인원을 추리면서 심사위원단이나 방송국만의 평가가 아닌 일반인 참여의 길을 열었다.

그 전에도 존재해 왔던 트로트를 '미스터트롯'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국민들 앞으로 이끌어낸 덕분에 아이돌 열풍을 뛰어넘는 인기 장르가 된 것이다. 상당수 출연자가 신인이 아니라 기존 무대에서 활동하던 가수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이벤트를 거친다면 이들도 인기 스타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해 준 무대였다.

최근 미래통합당 지지도가 더불어민주당을 앞지를 기세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통합당의 인기라기보다는 청와대, 정부 여당의 잇단 실책과 정책 무능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마냥 반길 일은 아니지만 보수층에겐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렇게 가면 내년 재보궐선거에서 부산시장은 물론 서울시장마저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서울시장을 찾아오면 이듬해 대선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불가능해 보였던 정권 재창출이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당의 고민은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데 있다. 현재 거론되는 보수층 대선 후보군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하면 존재감이 없다. 지지도 5%를 넘는 사람이 전무하다. 치고 올라올 기미조차 없다.

외국에서 수입해 올 수 있는 상품이 아닌 이상 내부에서 적합한 인물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미스터트롯 선발전 같은 흥행 방식을 도입하면 보수에서도 스타가 탄생할 수 있다.

실력은 있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작은 시골 장터도 마다 않던 무명 가수들이 미스터트롯 경선 같은 이벤트를 통해 날개를 달았듯이 보수에도 분명 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뛰어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

기존에 거론되던 인물들도 자신들의 내공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면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의 진가가 드러날 수 있고, 과거 노무현처럼 의외의 인물이 혜성처럼 등장할 수도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같이 보수를 대표하는 광역단체장이 우뚝 솟을 수도 있다.

최근 만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다행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미스터트롯 제작진을 찾아 경선 방식에 대한 조언을 구할 생각까지 하고 있으니 현실화될 수도 있다. 문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본인이 직접 나서서 내년 재보선이나 2022년 대선 후보를 지명하겠다는 생각을 고수한다면 통합당은 정권 재창출 기회를 잃을 수 있다.

반면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키는 후보 선출 방식을 만들어낸다면 현 정권과 민주당의 행태로 볼 때 정권 획득은 의외로 쉬울 수도 있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