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신뢰 회복이 먼저다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종합상황실에서 수돗물 유충 발생 관련 유역(지방)환경청과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종합상황실에서 수돗물 유충 발생 관련 유역(지방)환경청과 영상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은경 서울정경부 기자 강은경 서울정경부 기자

5일 대구 시민들의 먹는 물 문제가 분수령을 맞는다. 이날 환경부가 주관하고 있는 '낙동강 유역 통합 물관리 방안' 연구 용역, '구미산단 폐수 무방류 시스템 실용화 검증 및 적용 방안' 타당성 용역의 중간 결과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낙동강 물 문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6월 대구에서 이같이 언급한 이후 낙동강 수질 개선 대책의 밑그림이 처음으로 나오는 것이다.

대구시가 지역 내부 취수원과 외부 취수원을 혼용하는 '다변화' 방식으로 낙동강 물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만큼 중간 결과 역시 '취수원 다변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시민들은 근본적으로 수돗물 불신 문제를 갖고 있다. 대구 식수 문제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고가 터진 이후 대구 시민 75%가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낙동강 본류 수질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대구 취수원 이전은 2009년 2월 구미산단 유해 화학물질이 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매곡·문산취수장 원수를 오염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대구시가 정부에 건의하면서 시작됐으나 구미시와의 갈등으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04년 다이옥산 검출, 2006년 퍼클로레이트 검출, 2009년 다이옥산 가이드라인 초과 배출 사태 등 유해물질 오염 사고가 되풀이되면서 시민들의 수돗물 불신은 쌓이고 쌓여왔다.

2018년 6월에는 '대구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검출 사태'가 발생하면서 불신은 폭발했고 시민들이 대거 생수 구입에 나서면서 '생수 대란'까지 빚어졌다. 수년째 이러한 사태를 겪어온 지역사회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먹는 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중간 결과에 집중하고 있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환경부는 이미 올해 2월부터 '취수원 다변화' 방식을 포함한 복수의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를 이유로 대책 발표를 미뤄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약속한 시점까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용역 종료 기간을 세 번이나 미뤘다.

환경부는 지난해 3월 용역을 발주했으나 애초 그해 12월 종료에서 올해 초, 그리고 7월까지 연장한 데 이어 오는 9월 28일까지 또 미뤘다. 시급한 현안 관련 용역을 세 번이나 연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지역 환경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물 문제로 수년간 애를 태우고 있는 시민들의 심정과 불안감을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고려했는지, 지연된 대책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사과는 있었는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부의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감사원은 환경부가 대구 국가 물산업클러스터 위탁운영 기관으로 한국환경공단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위법 사항을 확인하고 환경부 장관에게 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선정 과정에서 구체적인 오류가 발견됐고,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는 등 평가 방식 변경과 회의록 작성 부분에서 2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됐다. "평가 결과가 변별력을 상실하고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에도 환경부는 어떠한 사과와 반성도 없었다.

환경부는 제대로 된 대책으로 지역민의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단기적인 대책이 아닌 책임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환경부가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내야 한다.

또한 대책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지 않도록 지자체 당사자 간 과제로 방치하는 것이 아닌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조정 역할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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