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곳간 비어 가는데 나랏돈 쓰는 데 매달린 정부

문재인 정부가 14조2천448억원에 이르는 긴급재난지원금에 이어 할인소비쿠폰 및 상품권 제공 등 '돈 풀기'를 계속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가 목표로 하는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현장에서 나오는 것은 물론 브레이크 없는 국가재정 지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8월부터 외식·숙박 등 8대 분야에 할인소비쿠폰을 제공할 예정이다. 1천684억원을 들여 1천618만 명에게 나눠준다. 여기에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온누리상품권, 지역사랑상품권 등 4조원 예산을 풀면 소비 및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과 달리 소비쿠폰 정책은 소비 진작에 효과가 작을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 중론(衆論)이다. 대상자가 제한적인 데다 쿠폰을 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많은 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혜택은 적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식 쿠폰 경우 주말에 외식업체에서 2만원 이상 5번을 이용해야 1만원짜리 쿠폰을 받을 수 있다. 거의 한 달을 이용해야 최소 사용 금액의 10% 할인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마저도 모든 이용객에게 지급하지 않고 330만 명에 한해 선착순으로 지급한다. 쇼핑 앱이나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제공하는 할인율에 크게 못 미쳐 실질적인 소비 유인책이 되기 어렵고,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무릅쓰고 외식을 해야 하는 현실적 장벽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나라 곳간에 들어오는 세수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가 포퓰리즘에 빠져 재정 지출에만 매달리는 행태가 가장 큰 문제다. 올 들어 5월까지 국세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21조3천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정부의 총지출은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24조5천억원이나 급증해 259조원을 넘었다. 실질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7조9천억원 적자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이런데도 정부·여당은 나랏빚에 대한 도덕적 해이에 빠져 나랏돈을 물 쓰듯 하고 있다.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증가한 나랏빚 탓에 국민이 나중에 어떤 희생을 치러야 할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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