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난지원금 또 주자며 경제부총리 윽박지른 여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참좋은정부위원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와 자치분권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참좋은정부위원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와 자치분권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곳간 열쇠를 갖고 있다 보니 곳간 안에 든 모든 재원이 본인들 거라고 오해를 하는 것 같다"며 날 선 비판을 했다. 앞서 홍 부총리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에 대해 "추가적인 재난지원금 지급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하자 강하게 성토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여당에서 2차 재난지원금 주장을 하는 대표적 인사다. 이 지사가 '전 국민에게 20만원씩 주자'고 불을 붙였고, 김 의원이 동조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2차에 이어 '3차 지급'까지 언급했다. 나랏빚이 반년 새 100조원이나 늘어나는 등 국가 재정 건전성이 최악에 빠진 상황을 두 사람이 얼마나 살핀 끝에 재난지원금을 또 주자고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라 살림을 한두 해만 살고 거덜 내도 좋다는 말인가.

더 큰 잘못은 김 의원이 2차 재난지원금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국가 재정을 책임진 경제부총리를 아랫사람 취급하며 나무란 것이다. 김 의원은 "기재부는 정부 재정을 통할하는 집행기관이지 나라 살림을 정확하게 감당하는 건 국회와 국민"이라며 "분명한 것은 (기재부는) 국회나 정부, 청와대가 결정하면 그것을 집행하는 기관"이라고 했다. 경제부총리나 기재부는 토를 달지 말고 정권이 결정한 것을 그저 따르면 된다고 윽박지른 셈이다.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원칙을 고수하던 홍 부총리를 압박한 끝에 전 국민 지급을 관철한 정권의 고질병이 재발한 것이다.

지금껏 국가 재정 건전성이 양호했던 비결은 정권에 관계없이 '나라의 곳간을 지킨다'는 원칙을 사수해 온 기재부 공무원들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에서는 전문가 집단인 정부 관료 의견이 무시되는 것은 물론 이들을 윽박질러 정권 입맛대로 정책을 밀어붙이는 일이 허다하다. 김 의원의 부총리 비판도 이와 궤를 같이한 것이다. 나라 곳간은 홍 부총리나 기재부 것도 아니지만 정권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란 사실을 김 의원이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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