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온라인 수업 어디까지 왔나?

온라인 수업 추진하지만 문제점 많아
디지털 격차, 교사 역할 다시 고민해봐야

지난 31일 원격교육 시범 학교인 경북대 사범대 부설고등학교에서 김근희 교사가 온라인 수업에 사용할 문학 수업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년별 온라인 개학 일정을 이날 발표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지난 31일 원격교육 시범 학교인 경북대 사범대 부설고등학교에서 김근희 교사가 온라인 수업에 사용할 문학 수업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년별 온라인 개학 일정을 이날 발표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허현정 사회부 기자 허현정 사회부 기자

코로나19가 학교 수업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개학 일정이 수차례 미뤄지면서 온라인 수업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다. 현재 각 학교에서는 학생 가정 내 스마트 기기 소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교육청에서는 학습 결손을 막고자 과목별 온라인 강의와 학습법도 함께 안내하고 있다.

교육부도 온라인 수업을 정착시키려는 노력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지난주 온라인 수업 방식의 큰 틀을 담은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을 마련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같이 염두에 두겠다는 뜻이었다. 이를 위해 각 시도 교육청, 한국교육학술정보원, EBS와 원격수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부터 온라인 수업은 위태로워 보였다. 이날 진행된 업무협약식 화상회의 영상부터 순조롭게 재생되지 않았다. 담임 교사와 학생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EBS 온라인 클래스'에는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접속자가 몰렸고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교육청이 안내한 초·중등 온라인 학습 사이트 'e학습터'는 지금까지 수차례 먹통이 되면서 학생들이 접속하지 못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했다. 온라인 개학이 진행되어도 학부모들이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다.

실제로 한 달간 자녀의 온라인 학습을 지켜본 학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 차가 있긴 하지만 온라인 수업은 집중도가 낮고 학습 효과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어린 학생의 경우 엄마가 옆에 붙어 있어도 집중을 못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자녀가 매크로를 이용해 하루 종일 강의를 틀어놓고 딴짓을 한다는 하소연도 들려왔다. 쌍방향 수업이 어려워 과제물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부모 숙제'가 된다는 비판도 일었다.

학부모들은 스마트 기기 조사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자녀 수만큼 기기를 동시에 사용할 여건이 되는지, 조손가정과 맞벌이가정에서는 학습을 지원할 보호자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학사 일정을 맞추고자 무리하게 원격 수업을 추진해선 안 되며 온라인 수업의 질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라는 요구도 나온다.

학교 간 디지털 격차도 문제로 남는다. 수도권 일부 특목고에서는 애초 개학일인 3월 2일부터 자체적으로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실시했다. 매일 교사가 온라인으로 출석 체크와 아침 조례를 하고, 시간표에 따라 화상수업을 진행했다. 반면 대부분 일반고들은 이런 준비는커녕 온라인 수업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다.

교사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때다. 온라인에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기존과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교사의 역할이 틀에 짜인 교육과정 속의 단순 지식 전달에만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학생 개인의 성취 수준에 맞게 학습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며,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해야 한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서서 이들의 토론과 의견 교환을 활발하게 이끌어 낼 역량 또한 필요하다.

그간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배움 과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하는 '과정중심평가', 단 한 명의 학생도 수업에서 소외되지 않는 '협력학습' 등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가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왔다.

많은 교사들은 학생들이 수업의 주체가 되면서 인성 등 학교생활 태도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이 같은 교실수업 개선의 성과를 온라인에서는 어떻게 실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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