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걸의 새론새평]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바랄 뿐이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청와대 비서관의 검찰 수사 거부
그것이야말로 특권과 반칙 행위

文대통령과 주변에 바라는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길

검찰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꼭 필요하다던 문재인 정부였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총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외골수 검사였다. 그는 설 명절을 전후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총장의 명령을 세 번씩이나 묵살하자 급기야 스스로 나서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자 법무부가 "검찰의 날치기 기소"라며 비난했다. 당사자인 최강욱 비서관도 "검찰권을 남용한 기소 쿠데타"이며 "명백한 직권남용으로 윤 총장과 관련 수사진을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윤 총장이 7월에 설치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1호 대상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작 지난 12월부터 세 차례에 걸친 검찰 소환에는 전혀 응하지 않고서 말이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이루어지면서 정말 검찰 개혁이 이루어지나보다 했더니 반대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내세운 청와대에 의한 검찰 장악이 이루어진 것이다.

원칙과 상식의 눈으로 이번 청와대와 법무부, 검찰의 갈등을 다시 분석해 보자. 시작은 여러 불법 의혹에도 불구하고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지명하면서부터였다. 조국 씨 가족의 여러 불법 의혹들은 크게 자녀 입시 과정에서의 각종 문서 위조와 증거인멸, 사모펀드를 통한 불법 투자, 웅동학원 관련 비리 등이었다. 대통령과 여당은 검찰이 조국 가족에 대해 과잉 수사, 별건 수사를 통해 '탈탈' 털었고 그것이 과도한 검찰권의 남용이고 윤석열 총장의 검찰이 정치 검찰이라는 것이다. 최강욱 비서관은 변호사 시절 조국 씨 아들의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한 혐의를 받아 불구속 기소되었다.

법무부 장관은 정의를 구현하는 자리다. 그 자리에 임명된 사람이 불법행위 의혹이 있다면 당연히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그것이 과잉 수사나 과도한 검찰권 남용인지는 재판을 통해 가려질 것이다. 당사자가 직권남용이라며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고도 기소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법치주의를 무시한 행위로서 처벌받아야 한다. 일반 국민들에게 검찰 수사를 거부할 권리는 없다. 하물며 청와대 비서관이 검찰 수사를 반복해서 거부했다면 그것이야말로 특권과 반칙이다.

여기에 조국 씨는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감찰 중단을 지시한 직권남용 혐의가 추가되었고 백원우, 이광철 전'현 비서관과 김경수 경남지사,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은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한 2018년 지방선거 개입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조직적 선거 개입이라면 민주주의를 부정한 있을 수 없는 사건이다. 윤석열 검찰이 이 의혹을 수사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정치 검찰로서 권력에 충성한 개가 되는 것이다.

수사가 계속되자 대통령은 서둘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고 추 장관은 취임 3주 만에 윤석열 총장의 손발을 모두 잘라내는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번 수사의 핵심인 서울중앙지검장과 반부패강력부장을 모두 친문 검사들로 바꾸고 수사를 지휘하는 차장 검사들도 모두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이례적으로 단행했다. 그것도 검찰청법에 따라 1년 이상 임기를 보장해야 하는 것을 우회하기 위해 직제 개편까지 단행하면서 말이다.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시행해야 한다는 것은 비록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으나 검찰총장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의무화한 것인데도 이를 위반했다. 이는 검찰에 대한 인사권을 남용하여 청와대를 향한 검찰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어려워졌고, 수사 방해가 검찰 개혁이 그토록 필요했던 이유인 것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 되었다. 그리고는 이것이 검찰 개혁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국민을 무시하지 않는다면 이럴 수는 없다.

국민은 대통령과 청와대, 조국 씨, 최강욱 비서관에 대해 특별한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법치주의의 원칙과 상식에 따라 행동해 달라는 것이다. 윤석열 총장을 임명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다. 윤 총장을 임명할 때에도 문 대통령은 살아있는 권력에도 똑같이 검찰권을 행사하라고 당부했다. 취임사에서도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켜주기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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