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항 지진 2년, 여태 텐트에 사는 이재민

포항 지진이 15일로 발생 2년을 맞는다. 당시 규모 5.4의 지진은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두 번째 강도의 지진이었다. 지진의 여파도 컸다. 2천여 명의 이재민과 시설 피해 5만5천여 건 등 피해액만도 3천323억원에 이를 정도로 지진은 시민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한 설문조사 결과 포항 시민 41.8%가 지진 공포와 트라우마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해 개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고 큰 재해였음을 증명한다.

하지만 보금자리를 잃고 오갈 데가 없는 이재민들은 2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처지다. 지금도 임시 거처인 흥해실내체육관에서 텐트 생활을 하고 있는 시민이 90가구 205명에 이른다. 더러 주거용 컨테이너로 옮기거나 포항시가 주선한 임대주택에 입주하기도 했지만 노인층 등 상당수의 이재민에게는 여건이 맞지 않아 힘든 바깥 생활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지진 발생 후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 등이 잇따라 포항을 방문해 지원을 약속했다. 또 여야 정치인들도 포항 지진 특별법 제정 등을 굳게 약속했지만 그뿐이었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달라진 게 없다. 정부의 후속 조치는 더디기만 하고, 여야는 손해배상금과 지원 규모를 두고 갈라져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지역 국회의원이 특별법안 5건을 연이어 발의했지만 모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정부조사단은 포항 지진 원인이 인근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지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진이 아니라 '인재'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정부가 적극 나서서 이재민 피해 대책을 세우고 조치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국회도 더 이상 특별법안 입법 절차를 놓고 싸울 때가 아니다. 연내 포항 지진 특별법안이 통과되도록 서둘러야 한다. 2년이 넘도록 법안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포항 시민이 입은 마음의 상처가 이제는 아물도록 정부와 국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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