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북 농업, 또 한번의 갈림길에!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2019년 낙엽이 익어가는 만추(晩秋)의 계절, 농도(農道) 경북이 또 한 번의 갈림길에 들어섰다.

지난 10월 25일 정부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미래 WTO 협상 때부터는 농업 부문에 있어 개발도상국 지위에 따른 특혜를 더 이상 주장하지 않기로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외적인 위상과 향후 개발도상국으로 인정해 줄 가능성, 당장에 미치는 영향, 미래 협상에 대응할 시간과 여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당장 농민단체와 농업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즉시 개발도상국 지위를 회복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1993년 12월, 국내 농업에 쓰나미 같은 후폭풍을 남긴 '농산물 시장 개방'을 주요 의제로 한 UR협상(우루과이라운드)이 타결되었다. 그 결실로 1995년 1월, UR협상의 이행과 분쟁·조정, 감시 기능을 위한 WTO(세계무역기구)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취약한 국내 농업의 보호라는 명분하에 농업 부문만큼은 개발도상국 지위를 고수, 수입 농산물에 대한 고관세 부과, 관세 인하 폭과 시기, 국내 생산 농산물에 대한 총보조금 등의 특혜를 받아왔다.

개발도상국 특혜 상실에 따른 정부 대책도 나왔다. 농업인 소득 안정 및 경영 안정 적극 지원, 국내 농산물 수요 기반 확충 및 수급 조절 기능 강화, 청년·후계농 육성 지속 추진, 재정 지원 등을 골자로 농업인들의 이해를 구하는 모습이다.

그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고, 향후 농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는 것은 공익형 직불제에 대한 것이다.

현행 직불제는 쌀직불, 밭고정, 조건불리, 경관, 친환경직불 등 총 9종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 이 중 80% 이상이 쌀에 편중되어 있으며, 상위 7%의 대농이 38.4%, 하위 72%의 소농이 29%를 수령하는 대농 편중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공익형 직불제는 모든 작물을 대상으로 동일 금액을 지급함으로써 논·밭 농가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소규모 농가는 면적과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지급하여 소득 안정 기능을 강화한다.

공익형 직불제 도입에 대해서는 농업인들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정부도 내년 예산안에 공익형 직불제 전환을 전제로 직불금 예산을 1조4천억원에서 2조2천억원으로 증액했다

경북도 또한 중앙정부 대책 발표에 따라 공익형 직불제와 같이 건의할 것은 강력히 주장하는 등 자체 대책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체감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기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이달 중순 토론회를 시작으로 농민단체와의 간담회 등을 수시로 개최하여 현안을 수렴, 경북도의 입장을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정책에 반영토록 할 계획이다. 또한 소득 안정 장치 강화를 위해 피해 보전 대책과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민 중이다.

지역 농업에 미치는 중장기 영향을 분석한 후 쌀, 고추 등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품목별로 그 대책을 마련하고, 수급 불안정 시 시장가격 지지를 위한 농어촌진흥기금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로컬푸드, 공공 급식, 직거래 활성화 등을 통해 수입산 농산물과 차별 시책을 강화해 지역 농산물 소비 확충에 전력을 쏟아붓는다. 농업 부문 무역협상 최대 피해 지역인 만큼, 중앙사업비도 최대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또 한 번의 갈림길에 들어선 경북 농업과 농업인들의 따스한 봄길을 생각하며, 정호승 시인의 시(詩) 한 구절을 되뇌어 본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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