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대통령에게 무소불위 권력 얹어줄 공수처 설치

조국 법무 장관 사퇴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의 조기 처리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지난 4월 '선(先)선거법' 처리 합의를 무시하고 오는 29일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을 먼저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명분은 '검찰 개혁'이지만 속내는 대통령에게 무소불위의 '사정'(司正) 권력을 안기려는 속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제출한 공수처법은 대통령이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수사관은 공수처장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이란 '검찰 개혁'의 대원칙을 근본부터 허문다. 철저히 대통령에 예속된, 무시무시한 사정기관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공직자 비리 수사라는 당위론이 숨기고 있는 것은 바로 대통령 권력의 초(超)비대화이다.

공수처가 무시무시한 사정기관임은 민주당이 제출한 법안을 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공수처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다는 사실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고 검찰 개혁의 주요 과제도 이를 분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가져야 하는가? 최근 공수처와 비슷한 '국가감찰위원회'를 설치한 중국까지도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있다. 공수처가 '문 정권의 슈퍼 특수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수처가 요구하면 검찰과 경찰은 수사 중인 사건을 공수처로 넘겨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건을 넘겨야 하는지 구체적 기준이 없다. 공수처에서 넘기라면 무조건 넘겨야 한다. 이는 '고운 놈'은 덮고, '미운 놈'은 끝까지 터는 '선택적' 수사기소를 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민변 출신이 공수처를 장악할 것이 확실시된다는 게 일치된 분석이고 보면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권은 뭐가 무서워 이런 무소불위의 권력을 문 대통령에게 주려 하는가? 이는 '개혁'이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없는 '초(超)제왕적 대통령'을 만들려는 책동일 뿐이다.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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