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통, 언제부터 나왔을까?

가장 흔한 저금통은 만화가 고필헌씨 표현을 빌리자면 '순창고추장을 머금은 듯한 정열적인 빨간색 돼지저금통'이다. 그러던 것이 등판에 황금색 '복(福)'자가 쓰이더니 노란색, 흰색 돼지도 나왔고 투명한 저금통도 나왔다. 기발한 디자인의 저금통도 많이 생겼다. 동전을 넣으면 우물우물 씹어서 삼키고, 동전을 넣으며 슬롯머신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있다. 도자기로 된 몸통을 깨면 동전과 함께 창자가 튀어나오는 엽기적인 상품도 있다. 소의 해를 맞아 소 모양을 딴 저금통도 있다. 금고형 저금통, 캐릭터형 저금통, 피규어형 저금통 등 재미있는 디자인의 저금통은 셀 수도 없다.

현재 발견된 저금통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3세기경 그리스 성전 유적지에서 발굴된 토기 저금통이다. 화폐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해 온 것으로 추정되는 저금통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금·은·동·철·목재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져왔다. 이에 비해 돼지 모양 저금통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그 유래도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중세 영어에서 진흙으로 만든 가정용품을 뜻하는 '피그(pygg)'가 돼지를 뜻하는 '피그(pig)'로 잘못 알려진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18세기 영국 도자공들은 오렌지 빛깔의 점토 그릇(pygg)에 돈을 모았다. 오늘날 돼지저금통을 뜻하는 영어는 '피그 뱅크(piggy bank, 또는 penny bank나 money box)'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인도네시아 발리 마자파힛 왕조 유적에서 14~15세기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테라코타(흙으로 구운 인형) 돼지저금통이 발견되기도 했다.

돼지저금통에는 과연 동전을 얼마나 넣을 수 있을까.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 나와 눈길을 끌었던 돼지저금통에 대해 한 네티즌이 흥미로운 분석을 내렸다. 그에 따르면 저금통 크기를 31×23×29(㎝)로 가정했을 때 500원 동전이 1만2천760개가 들어간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638만원에 달한다. 무게만 해도 98㎏이나 돼 혼자 들기 힘들 정도다.

조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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